"주식 맡길 곳 구합니다"…위탁운용사 모집 열 올리는 기관들

by김대연 기자
2023.04.22 11:20:00

[주간LP동향]
국내외 주식 위탁사 선정하는 LP들
출자규모 500~9000억원 등 다양
전통자산 늘리는 등 자산 배분 고려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최근 국내외 주식 위탁운용사를 뽑으려는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부쩍 늘어났다. 연초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전통자산 비중을 늘리려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맞물린 듯한 모습이다.

국내 기관투자가 국내외 주식 위탁운용사 모집 현황. (자료=각 기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 연기금과 공제회가 국내외 주식 위탁운용사 모집 공고를 내고 전형절차를 진행 중이다. 출자규모는 최소 500억원부터 최대 9000억원까지 다양하다. 주식 외에도 우체국예금이 해외 재간접 PE(Private Equity)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국내 PEF와 국내외 채권 위탁운용사를 각각 모집하고 있다.

우선 교직원공제회는 지난달 말부터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순차적으로 냈다. 국내주식은 △장기성장형 2개사 △배당주형 1개사 △사회책임투자형 1개사를 선정해 각 200억원씩 투자할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지난 2월 말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500억원 이상이고, 운용기간 1년 이상인 동일유형 단일펀드를 1개 이상 운용 중인 운용사 등이어야 한다. 현재는 서류접수를 마감하고 정량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은 이머징 마켓과 그 외 글로벌 집중투자형을 따로 선발하는데, 각 1개사와 2개사를 뽑을 예정이다. 이머징 위탁사는 오는 26일 발표되며, 글로벌 위탁사는 다음 달 4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뒤 정량·정성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다음 달 17일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인도 지역에 대한 신규 투자와 안정적으로 초과 성과 달성이 가능한 글로벌 집중투자형 전략 신규 투자를 통해 해외주식 위탁 투자의 운용수익률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올해 출자사업을 늘리면서 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콘테스트 규모를 대폭 줄였던 지난해와 달리 국내 큰손들이 올해는 지갑을 활짝 열기 시작하면서 운용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자금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한 공고에 40~50개 되는 운용사들이 몰리면서 지난해보다 올해 경쟁이 치열하다고 느꼈다”며 “기관들이 예년보다 출자규모를 늘리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학연금도 이번에 해외주식 위탁운용을 위한 역외 공모펀드 운용사 10곳을 선정한다. 최종 선정은 오는 6월 중으로 각 900억원씩 총 9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지원자격은 △룩셈부르크 또는 아일랜드 등에 등록된 UCITs 펀드 △액티브 펀드 중 안정적인 시장 추종이 가능한 혼합형(Blend), 코어(Core) 등 스타일로 분류된 펀드 등 조건을 충족한 기관만 지원할 수 있다.

한편, 행정공제회는 오는 24일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4곳을 발표한다. 이번 출자사업을 통해 재무적 분석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해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곳과 헬스케어 및 테크 섹터 등 미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곳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초과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운용사를 뽑는다는 방침이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상장 주식 비중이 낮은 편인데, 자산 배분 차원에서 주식 비중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ESG나 헬스케어, 테크 등 섹터별로 특화된, 장기적으로 전망이 좋은 성장주를 편입함으로써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