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속단 시기상조인 이유"

by이지현 기자
2021.12.27 08:28:25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내년 상반기 고정거래가격 하락 예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주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아직 반도체 메모리 업황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DRAM 현물 시장에서 D4 16G 제품만 소폭 하락한 가운데, eTT 및 8G, 4G제품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DDR4 Gb는 5.5%로 상승폭 확대하며 10일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낸드 MLC 64Gb 현물가격도 5.0% 반등하며 DXI 지수는 3.1% 상승했다.

지난 주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트리거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테크 섹터 전반에 걸친 주가 상승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SOX 반도체(+4.4%)와 마이크론(14.2%), 삼성전자(005930)(3.2%), SK하이닉스(000660)(4.9%), 엔비디아(4.4%) 등도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RAM과 NAND 고정거래가격은 내년 1분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스토리지 메모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과 AMD의 새로운 플랫폼 도입으로 인하 기업들의 서버 교체, 언택트 업무 방식의 확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데이터 주권에 대한 통제 강화 등으로 서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북미 데이터센터의 성장률이 13~14%에 달할 전망”이라며 “실제로 대만 IC 설계사들이 내년 수요 대응을 위한 캐파 지원 확보를 위해 파운드리 업체들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수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트 출하가 정상화되면서 세트 단의 DRAM 재고도 피크아웃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상반기 DRAM 가격 하락폭은 기존 우려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승우 센터장은 “아직 메모리 업황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속단할 수 없다”며 “코로나 재확산,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감, 인플레 우려와 금리인상 등 시스템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 초 최대 리스크 중 하나로 여겨졌던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긴장이 다소 완화됐고, 천연가스 가격도 다시 반락(Natural Gas EU Dutch TTF, 180→110)했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PC와 서버 출하 회복, DRAM 현물가 상승,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 등 긍정적인 데이터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메모리 섹터의 경우 주가가 실적을 6~9개월 선행해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업종의 밸류에이션 제자리 찾기와 주가 아웃퍼폼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