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브라이언 11월 방한..美대선, 대북 전략·WTO 선거 변수

by김영환 기자
2020.10.19 05:00:00

오브라이언, 美대선 이후 방한..북미 대화 방안 논의 착수되나
WTO 사무총장 선거에 유명희 지지 당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을 방문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오는 11월 방한 의사를 내비쳤다. 서 실장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마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고 미국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서 실장의 이번 방미와 오브라이언 보좌관에 대한 방한 요청은 한미 양측 간 소통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양측은 앞으로도 소통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고 그 일환으로 서 실장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방한을 요청했다”라며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오는 11월 중 방한하겠다는 입장을 서 실장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트위터 캡처)
지난 13일 미국을 방문한 서 실장은 16일까지 머무르며 오브라이언 보좌관 및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 미국 측 고위관계자와 주요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강력한 한미 동맹 재확인을 바탕으로 한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을 달성하기 위해 북미 간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북한의 열병식에 대한 평가도 공유했다.



한미 양측의 현안인 방위비 분담금 문제 협상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양측은 조속한 타결을 위해 외교채널을 통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백신 및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협력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서 실장은 방미를 통해 한미 간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동시에 북미 대화에 대한 모멘텀 유지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방한 시점은 미국 대선 이후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한 자체가 (미국) 대선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여러 가지 사정을 봐야 되겠지만 미국 대선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미 대선은 11월3일 치러진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임이냐, 조 바이든의 집권이냐에 따라 대북 전략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내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언급은 피했다.

서 실장은 유명희 WTO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지지도 잊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대한 범정부적 총력전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강 대변인은 “미 측은 우리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11월 7일 이전까지 합의가 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3일 예정된 미 대선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