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마스크에 가려진 'K뷰티'…소규모 화장품업체 매물↑

by조해영 기자
2020.08.26 00:20:00

마스크 일상화·재택근무 확산에 수요 감소
2Q 바닥 찍은 화장품업계…소규모 매물 나와
하반기 업황 개선 기대감…딜 성사 가능성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3년차 직장인 최모(26)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출근 준비 시간이 짧아졌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화장을 덜 하게 됐기 때문이다.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을 쓰는 일이 손에 꼽는다. 최씨는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데다 화장을 하면 마스크에 많이 묻어나서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화장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화장품업체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규모 M&A 딜을 중개하는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과 스파·피부마사지숍 용품을 유통하는 업체, 일반화장품과 특수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업체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들의 몸값은 50억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화장품 수요가 줄어든 것이 매물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형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35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9.9% 감소했고, LG생활건강(051900)은 생활용품 선방으로 전체 실적은 호조세였지만 화장품 부문은 영업이익이 15.4%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



통계에서도 화장품 수요 감소가 드러난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올해 2월부터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을 포함하는 생활용품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화장품 거래액은 3~5월에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모두 감소세였다.

다만 매물이 나와 있는 만큼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싶어하는 원매자 수요도 있어 매칭이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려 관련 매물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업계 업황이 지난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덩달아 꺾였던 면세점 매출이 2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광군제(블랙 프라이데이)도 하반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장품업계 업황이 좋지 않아 소규모 매물이 꾸준히 나오던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반기에 버티지 못한 곳이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수하고 싶어하는 곳도 있는 만큼 무난하게 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