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재보선 선거운동 시작…초반 한국당 우세 속 단일화 ‘변수’

by김미영 기자
2019.03.21 07:00:00

21일부터 2주간 공식 선거운동
여야, 창원·성산-통영·고성 국회의원 재보선 ‘사활’
투표용지 인쇄 전날인 25일까지…단일화 ‘골든타임’
인구 많은 통영의 양문석 vs 황교안 업은 정점식 ‘격돌’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 나선,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자유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4.3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1일부터 시작됐다. 여야는 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 두 곳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의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현재까진 두 곳 모두 자유한국당이 우세하단 평이 높지만, 창원·성산의 경우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란 변수가 남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총선거의 격전지가 될 PK(부산경남) 민심을 미리 볼 수 있는 가늠자로 여겨지는 만큼, 여야 지도부도 일찌감치 총력지원에 나서며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일단 단일화 논의 중인 창원·성산보단 통영·고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양문석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역 맞춤형 공약 보따리를 풀었다. 이 지역들을 거쳐 거제까지 이어지는 KTX 남부내륙철도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실을 상기시키고, 4월 초로 끝나는 통영·고성의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에 통영형일자리특위도 설치,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단 뜻을 재확인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김해영 최고위원은 20일 “곧 당 차원에서 지역 현안을 다룰 현장 간담회를 열고, 지도부의 지원유세도 이어질 것”이라며 “고용위기 극복 의지를 보여드리겠다. 집권여당으로서 지역경제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전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아침부터 창원·성산, 통영·고성 지역을 돌며 강기윤, 정점식 후보 지원유세를 벌인다. 황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선거대책회의에서 “당의 역량을 결집하는 통합유세가 필요하다. 100만서프터즈 운동도 벌이겠지만 우리 당 인력들이 함께 뛰고 중진들도 지원유세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를 ‘좌파독재 저지’ 선거로 규정하는 한편, 선대위 명칭은 ‘경남경제 희망 캠프’로 명명했다. 경남지역 경제난의 원인을 탈원정책 여파 등 정부실정으로 지목하며 심판론을 꺼내든 것이다. 황 대표는 최근 창원에 원룸도 계약, 선거운동 기간 중 지역에 상주하면서 총력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원·성산 보선에 ‘올인’(다걸기) 중이다. 이재환 후보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얻은 8.27% 이상, 즉 유의미한 득표율이 실질적인 목표다. 손 대표는 지난달말 이 후보자가 내정된 후 서울과 창원·성산을 오가는 강행군을 이어가는 중이다. 손 대표는 21일엔 내내 창원에 머물며 오전 선대본부 출정식을 열고 이후엔 시내 시장 등을 돌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한국당 후보가 두 곳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선거일까지 2주나 남아있어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후보단일화 변수가 살아 있는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은 특히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경남MBC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강기윤 한국당 후보 30.5%, 여영국 정의당 후보 29.0%, 권민호 민주당 후보 17.5%, 손석형 민중당 후보 13.2%,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 3.6%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2.0%, 한국당 28.4%, 정의당 16.2%, 민중당 7.9%, 바른미래당 6.4%으로 집계됐다.

현재 단일화 논의 중인 권민호, 여영국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단순 계산해도 한국당 후보를 압도한다. 두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 전날인 25일까지는 단일화를 마무리지겠단 입장이다. 이후에도 단일화는 가능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단 점에서 25일이 사실상의 데드라인이다. 다만 아직 단일화 방식에 합의하지 못했고, 두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서 떨어져 나간 점은 단일화 성사 전망 및 파급력을 흐리고 있단 평도 나온다.

통영·고성에선 정점식 한국당 후보 51.0%, 양문석 민주당 후보 36.6%로 정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두 여론조사는 16~17일 각 실시. 창원·성산 유권자 500명, 통영·고성 50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 지역은 20대 총선에서 이군현 한국당 후보가 무투표 당선될 만큼, 한국당에 유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 고성군수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면서, 한국당에선 낙승을 장담하긴 어렵단 얘기도 나온다. 더군다나 통영 인구는 11만여명, 고성은 4만6000여명인데 양문석 후보는 통영, 정점식 후보는 고성 출신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우리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했고, 한국당 한 의원은 “정 후보가 황교안 대표 측근인데다 정치신인이라 지역에서 인기가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