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클보스 형제가 만든 비트코인ETF, 또다시 SEC서 `퇴짜`

by이정훈 기자
2018.07.27 06:40:29

상품설계 변경에도 美SEC, 또다시 승인 거절해
"가격조작 없다는 주장에 지지 안해"…투자자 보호 차원

윙클보스 형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로서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또다시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거부 당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제미니 창업주인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한 비트코인 ETF인 ‘윙클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에도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절 당한 바 있었지만 올 6월에 일부 상품 설계를 바꿔 재신청했었다.



SEC는 이날 각종 사기행위와 투자자 보호 문제를 거론하면서 “제미니 거래소를 포함한 비트코인 시장에서만은 가격 조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SEC는 올 1월에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기에는 아직까지 검토해야할 심각한 투자자 보호 문제가 남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SEC는 비트코인 거래대금의 4분의3 이상이 미국 바깥에서, 또한 비(非) 미국 거래소에서 전체 거래대금의 95% 이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아울러 매수와 매도 호가간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SEC는 이번 ETF 승인 거절이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기술이 혁신이나 투자상품으로서 가치를 가지느냐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승인 거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밴엑-솔리드엑스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비롯한 5건 정도의 비트코인 ETF 상품 승인 신청건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SEC는 이들 ETF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은 9월까지 늦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