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학제개편 ‘2+4년’→ ‘통합 6년제’ 가닥

by신하영 기자
2018.02.01 06:00:00

3학년 편입방식…“이공계 기초교육 황폐화” 우려 수용
화학·생물학과 재학 중 약대 시험, 이공계 이탈률 46%
공청회 발제 하연섭 교수 “대학 여건에 맞게 선택해야”

종로학원이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종로학원본원에서 개최한 의대,치의대,한의대, 약대 및 보건계열 입시설명회에서 참가 학생 및 학부모들이 입시설명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약학대학의 6년제 학제개편을 허용할 방침이다. 현행 ‘2+4년제’를 ‘통합 6년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열어줄 계획이다. 학제개편을 선택하는 대학의 학생 모집 방식은 ‘3학년 편입’ 에서 ‘1학년 신입생 선발’로 바뀐다. 이는 화학·생물학과 등 이공계 학생들이 약대로 유출, 이공계 교육을 황폐화시킨다는 우려를 수용한 결과다.

교육부는 1일 오후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약학대학 학제개편방안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 발제(약대 학제개편 쟁점 분석과 방향 탐색)를 맡은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매년 약대 편입생 1800여 명 중 화학·생물계열이 1100여 명을 차지, 이러한 현상이 10년간 지속될 경우 1만명 이상의 기초과학 인력이 유출될 것”이라며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약대 학제는 ‘약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06년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4년제’에서 ‘2+4학제’로 개편됐다. 학생들은 일반학부 2학년을 마치면 약대 3학년 편입(입학)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화학·생명과학 등 이공계 학과 재학 중 약대입문자격시험(PEET)에 응시하는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화학·생명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학생 이탈비율은 최고 46%에 달했다. 대학 이공계 등을 중심으로 △약대 편입을 위한 이공계 학생 이탈 가속화 △약대 입시를 위한 과도한 사교육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약대 학제개편 정책자문위원회’를 꾸리고 학제개편 논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현행 2+4년제’와 ‘통합 6년제’ 중 하나를 대학이 선택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번 공청회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다. 하 교수의 발제에 이어 △이의경 교수(성균관대 약학과) △임기영 교수(아주대 의대) △김성진 교수(이화여대 화학나노학과) △박명훈 학생(약학대학학생협회, 강원대 약대) △백선숙 대표(사교육걱정없는 세상)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자문위원회의 정책건의안과 공청회 의견 수렴 결과를 고려해 약대 학제개편 추진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상반기 내 법령 개정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