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연애없는 일드' 보고 행복하세요
by김인경 기자
2014.12.25 09:0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함께 보내야 하며 연인이 없으면 패배자라는 것은 통념에 불과하다. 25일은 크리스마스이기도 하지만 올해 마지막 연휴이기도 하다. 일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미혼의 직장인들에게 연애라고는 눈꼽만큼도 하지 않는 일본 드라마(일드) 세 편을 소개한다.
2000년 이후 최고의 일드라 꼽히는 드라마다. 도쿄중앙은행에 입사한 주인공 한자와나오키가 겪는 직장(은행) 안의 암투와 부조리를 담았다.
직장 상사의 압력과 횡포에 맞서 오사카 서부지점에서 도쿄로 오르는 제1부와 도쿄본부에서 회사내 파벌싸움에 휘말리는 과정 및 금융청과의 대립을 다룬 제2부로 나뉜다. 주인공 한자와나오키는 이미 유부남으로 등장하는데다 본업에 전념한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2 013년 7월부터 9월까지 TBS에서 방영된 이 드라마는 1회 20.6%의 시청률로 시작해 45.5%(관서지역 기준)의 기록을 세우며 끝난 드라마다. 10%대 시청률만 나와도 일본에서는 그야말로 초대박 드라마였던 셈이다.
주인공 한자와나오키를 맡은 사카이마사토는 데뷔 18년만에 이 드라마를 통해 완전히 주연으로 자리잡았다. 인기와 달리 시청률 부도수표로 유명했던 일본의 국민 여동생 우에토 아야도 한자와나오키의 부인으로 등장한다. 우에토 아야는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률 징크스를 깼다. 성탄절에 일드 보고 행복하세요
또 일본 내 연기파배우인 카가와 테루유키, 가부키 배우 카타오카 아이노스케 등이 조연으로 등장해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다.
 | 당시 한자와나오키의 인기를 보여주는 일본 현지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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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웃고 싶다면 ‘리갈하이 시즌1’을 추천한다.
돈에 눈이 멀었지만 실력 하나는 끝내주는 변호사 ‘코미카도 켄스케’와 정의감 넘치는 신참 변호사‘마유즈미 마치코’가 사건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법정드라마다. 사상이 다른 두 변호사인 만큼, 부딪히기 일쑤다지만 사건마다 그 이면을 파헤쳐 승리한다. 얼핏 보기에는 정의와 불의가 분명히 구분돼 있어 보이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바뀌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특히 일드 특유의 ‘인간은 혼자가 아니야’ 라는 주입식 교훈에 통쾌한 한 방을 날려주는 드라마로 돈만 밝히는 코미카도는 정의감만 내세우는 신참 변호사 마유즈미에게 ‘아침 드라마 흉내내지 말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한 회당 한 사건으로 구성돼 있어 가볍게 보기도 좋다.
한자와나오키의 주연 사카이마사토의 전작이기도 하다. 일본 20대 톱 여배우로 손꼽히는 아라가키 유이가 마유즈미 미치코로 등장, 사카이마사토와 호흡을 맞췄다. 고쿠센의 교장선생님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알려진 중년배우 ‘나마세 카츠히사’도 코미카도의 적수로 등장한다.
한자와나오키 출연 직후의 사카이 마사토의 인기에 힘입어 2013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시즌2가 방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2에서 일본 하이틴스타인 오카다 마사키를 기용하며 러브라인을 표방, 시즌1의 초심을 잃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 제 맛이다. 가족의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드라마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마더는 크림소다를 좋아하는 평범한 7살짜리 소녀의 이야기다. 레나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동거남과 산다. 어머니의 동거남은 레나를 학대하지만 어머니는 남자에게 버림받는 것이 무서워 그냥 모른 척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쓰레기봉투에 함께 버려질 정도의 학대를 당하게 되고 이를 본 임시 담임선생님 스즈하라 나오가 구해주며 가족이 되기로 결심한다. 둘은 그렇게 무로란에서 도쿄로 떠난다.
어린 시절 입양된 후 혼자인 것에 익숙한 스즈하라 나오와 친엄마로부터 버림 받은 레나가 서로를 의지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방영 당시 일본 여성 시청자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레나를 학대한 친어머니의 입장 역시 설득력있게 그려진다.
2010년 도쿄 드라마어워즈에서 작품상, 우수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쓴 드라마이며 국내에서도 채널A를 통해 방영된 바 있다.
이 드라마 이후 스즈하라 나오의 역을 맡은 마츠유키 야스코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아역 배우 아사다 마나는 일본의 천재아역이라는 칭호를 듣게 된다. 현재 아시다 마나는 가수로도 활동하며 전천후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다.
홋카이도 무로란을 배경으로 한 철새 모습과 겨울 풍경도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