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05.09.12 08:41:26
올해 성장률 4% 조금 넘는 수준
송파거여지구 "주변집값 안정되는 선에서 공급"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이르면 다음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 박승 총재의 발언에 대해 재경부 박병원 제1차관은 "오히려 금리인상 명분이 약화되고 있다"며 미묘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박 차관은 12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레이더`에 출연, "금리 인상이 경기 동향에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선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당연하며 8월 경제지표도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경제 회복기조가 자리잡았다고 한다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은 원론적인 얘기"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아직 경기 회복세가 견조하지 못하고 불안요인도 있는 반면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2% 수준으로 안정돼 있고 과잉 유동성이나 물가와 관련해 걱정했던 부동산 가격도 대책 발표 이후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한 달 후에 판단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이유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최근 경제지표 호전과 관련해서도 "7월 산업활동과 서비스산업활동지수, 기업 경기실사지수가 희망적으로 나왔고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경기회복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불안요인도 그에 못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건설 및 설비투자 증가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어 수출 증가만큼 실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등 좀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성장률에 대해 "여러가지 제약요인이 있고 회복속도가 속시원하게 빠르지 않아 하반기에 4~5% 성장해도 상반기에 3% 성장밖에 못해 연간으로는 4%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쳤다.
박 차관은 "이번 부동산대책은 이미 몇개월 전에 예고해왔고 진행과정도 당정협의에서 투명하게 공개해온 만큼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조금씩 움직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시장 자금흐름이 소비나 투자 등 실물경기로 연결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 보유비중이 커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덜하다는 제약은 있다"며 "다만 외국인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 주식시장 장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처럼 우리 시장에 대한 국내외 평가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대책과 관련, 박 차관은 "당초 부동산 가격이 좀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목표와 희망을 가지고 대책을 만들었지만 급격하게 하락하면 오히려 경제운용에 어려움이 된다"며 "팔려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살 사람들은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거래로 나타난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서서히 가격이 하락하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박 차관은 "송파 거여지구는 주변지역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선에서 공급해야 하지만 주변지역보다 훨씬 싸게 한다면 다른 국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