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3.12.13 06:10:00
한동훈 테마주 대상홀딩스 28% 오르자 우선주 94%↑
태양금속 주가 하락에도 우선주는 60%대 급등
시가총액 작고 유통물량 많지 않아 '시세조종' 수단
"급등 가능한 만큼, 팔기도 어려워…투자자 주의 필요"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각종 테마주 쏠림 현상이 우선주 과열로 이어지자 증권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상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많이 받는 성향이 있지만 최근 우선주 과열현상은 배당을 노렸다기보다 급등세를 노린 작전 위주의 종목이 많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우선주는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되는 물량도 많지 않다 보니 주가조작의 수단이 되기 쉬운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상홀딩스우(084695)는 이달 들어 94.05% 급등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거래된 2582개 종목(12일 기준) 중 세 번째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대상홀딩스는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배우 이정재와 서울 서초구 한 갈빗집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 장관과 이정재는 서울 압구정 현대고 동기다. 이에 이정재의 오랜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대상홀딩스 및 관련주가 ‘한동훈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다만 대상홀딩스(084690)는 같은 기간 28.41% 오르는데 그치며 우선주에 비해 미지근한 오름세를 보였다.
역시 한동훈 테마주로 묶이는 태양금속우(004105)와 대한제당우(001795)도 이달 들어 60.65%, 28.34% 급등했다. 하지만 태양금속 보통주는 같은 기간 오히려 2.64% 하락했고 대한제당도 1.68% 오르는데 그쳤다.
이낙연 테마주로 묶이는 남선알미우(008355) 역시 이달 29.14% 오르며 남선알미늄(008350)의 수익률(10.04%)을 한참 뛰어넘고 있다. 남선알미늄은 관계기업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치 테마주뿐만 아니다. 비트코인 관련주로 묶이는 한화투자증권우(003535) 역시 이달 77.19%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지분을 5.97% 보유하고 있다. 업비트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이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같은 기간 15.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보통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연말이 되면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 삼성전자우(005935)도 이 기간 2.76% 뛰며 삼성전자(0.96%)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코스피나 코스닥의 상승률을 한참 뛰어넘는 우선주의 급등은 주의해야 한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투기성 자금이 시가총액이 작은 우선주에 몰리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대상홀딩스우(084695)의 시가총액은 387억원으로 대상홀딩스(084690)(4943억원)보다 훨씬 작고, 대한제당우(001795) 역시 시가총액은 230억원으로 대한제당(001790)(2978억원)의 7.7%에 불과하다. 실제 거래되는 유통주식 수도 적다.
이에 우선주는 일부 투기세력의 시세조종 대상이 되기도 한다. 많은 자금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급등세가 나타나면 개미투자자들이 모이기 마련이고, 작전세력들은 개미들에게 물량 떠넘기기 식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과정에서 회전율은 급등한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대한제당과 대상홀딩스는 나란히 회전율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덕성우(004835)였다.
시장에서는 이미 우선주의 비극이 몇 번이나 되풀이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우선주 열풍을 이끌었던 삼성중공우(010145)는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 7월 상장주식 수 부족으로 증시에서 퇴출됐다. 5년 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기대에 당시 인수자 후보였던 한화(000880)의 우선주나 CJ그룹의 우선주(CJ씨푸드1우(011155), CJ우(001045)) 등도 급등 후 폭락을 반복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선주는 거래량이 워낙 적어 급등도 가능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주식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최근처럼 우선주의 주가가 단기적 테마에 휘둘릴 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