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닻 올린 LS, 대형-일반 전기차 ‘투트랙’ 공략한다
by박민 기자
2022.05.29 10:14:42
신설법인 LS이링크, 버스·화물 등 집중 공략
사업용 차량 회사에 고용량 충전소 신규 설치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관련업체와 협의 중”
계열사 E1, LPG 충전소 활용한 일반 승용 타깃
| LS일렉트릭이 제조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이미지.(사진=LS일렉트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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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뛰어든 LS그룹이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전기 버스나 택시, 화물차 등 다량의 전기가 필요한 사업체를 타깃화해 고용량 충전소를 신규 설치하고, 일반 승용 전기차는 가스 충전사업 계열사인 E1(017940)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이달 초 지주사인 ㈜LS(006260) 산하에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신설 법인 ‘LS E-Link(이링크)’ 설립을 마쳤다. 이 회사는 ㈜LS와 계열사인 E1이 50대 50으로 공동 출연해 설립했으며,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설립 초기인 만큼 10여명의 직원을 꾸려 가동에 들어갔다.
LS이링크는 대규모의 전기차 운영이 예상되는 버스나 택시, 화물회사를 타깃으로 해 고용량 전기 충전소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LS관계자는 “앞으로 전기 차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특히 고용량, 고전압의 전력 솔루션이 필요한 곳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재 관련 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버스 등 사업용 전기차는 앞으로 더 많아질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목표한 사업용 차량(버스·택시·화물차)만 50만대에 달한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 개선에 따른 민간의 자발적 수요까지 포함하면 사업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S는 전기·전력 분야 국내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한 LS전선과 LS(006260)일렉트릭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고용량·고전압 충전 사업 경쟁력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800V 고전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용 권선을 양산 중이며 전기차용 고전압 하네스(전기차의 전기 신호를 각 부품에 전달하는 배선), 배터리팩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 LS일렉트릭은 지난 2010년부터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해오고 있던 만큼 충전기 제조부터 충전사업까지 시너지가 날 전망이다.
LS이링크가 사업용 차량을 타킷으로 충전사업을 주력한다면, 계열사인 E1은 일반 승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주포’(主砲)를 맡는다. 국내 양대 LPG(액화석유가스) 수입업체 중 한 곳인 E1은 현재 전국에 360여개 LPG 충전소를 보유·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해 일반 차량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E1은 이번 충전사업을 위해 이달 중순 배터리 전문업체 스탠다드에너지와 업무 협약을 맺고,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ESS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이 주성분인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LPG 충전소내 ESS 설비 설치는 아직 관련 규정 등 법적 근거가 없어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E1은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 조건(기간·장소·규모 제한) 하에서 현행 규제의 전부나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E1은 실증 특례를 거친 이후 ESS를 연계한 초급속 전기차 충전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은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과 함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LS그룹은 신설 법인과 계열사간 충전사업이 겹치지 않도록 주력 타깃층을 나눠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