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생활경제]소멸되는 항공사 마일리지 똑소리나게 쓰려면
by김경은 기자
2018.12.15 07:44:0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내년 1월1일부터 항공 마일리지가 소멸됩니다. 예정됐던 소멸인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죠. 마일리지가 혜택이 크지만, 사용이 쉽지 않았다는 불만들이 터져나오는 겁니다.
A.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항공권 좌석이 많지 않다는 비판입니다. 항공사들은 전체 좌석 가운데 한 자릿수 이하로 마일리지 사용을 제한하거나 성수기에는 아예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카드사 포인트도 마일리지로 전환가능해지는 등 마일리지가 예전에 비해 늘어나는데 비해 사용처는 그대로 두는게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항공사 약관에 부당한 점이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도 내년부터 승객들이 몰리는 휴가철에도 마일리지로 이용 가능한 좌석을 5% 이상 배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성수기에는 5%도 안 되는 좌석을 배정했다는 얘깁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은 3~5% 수준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A. 내년에 소멸되는 항공 마일리지는 전체의 30%인 8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영업비밀이라면서 소멸 마일리지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습니다만, 대한항공은 내년 1월1일 소멸되는 마일리지의 80%는 거의 사용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내년 1월 1일은 많지 않으니 그렇게 많은 마일리지가 소멸되는게 아니라면서도 내년 전체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A. 내년 1월1일부터 2008년에 쌓은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하는건데, 마일리지 유효기간 제도 도입 이전인 2008년 7월(아시아나는 2008년 10월) 이전에 쌓은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즉 2008년 1월1일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고 마일리지를 쌓은 경우 유효기간이 없기 때문에 소멸되지는 않습니다. 내년에 첫 소멸되는 마일리지는 2008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쌓은 마일리지입니다. 아시아나의 경우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입니다. 2009년에 쌓은 마일리지는 2020년에 소멸되는 등 연간 단위로 순차적으로 소멸됩니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보통 유효기간이 10년인데, VIP 고객은 12년으로 두기도 합니다. 중간에 마일리지를 쓰셨다면 소멸시기가 가까운 마일리지부터 사용됩니다.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소멸예정시기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A. 유효기간을 두는 이유는 회계상 마일리지와 포인트가 부채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가 쌓이면 쌓일수록 부채는 불어나기만하다보니 영업을 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가되는겁니다. 반면 소멸되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는 기업의 수익으로 잡힙니다. 항공사 입장에선 유효기간을 두는게 회계에 아주 유리한거죠.
A. 마일리지나 포인트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정부 소관부처나 공정위가 나서 사용처 확대를 주문하거나 약관 불공정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현재 가장 모범적으로 포인트 제도를 운용하는 곳은 카드사인데요, 카드 포인트는 올 하반기부터 100% 현금화가 가능한 데다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되는 포인트 일부는 공직재단에 넘겨 서민이나 취약계층 지원 재원으로 쓰입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2008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의 마일리지 운영 내용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항공사 마일리지도 불공정 사례가 시정이 되고 카드사 마일리지처럼 사용이 확대될지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기업의 서비스를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는건 지나치다는 비판도 없진 않습니다.
A.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소비자 문제 유관 전문가와 변호사 70명을 대상으로 ‘항공마일리지 개선방향 전문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70명 중 69명이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69명 중 72.5%인 50명이 마일리지를 사용해 본 적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50명에게 어디에 썼냐고 물은 결과(2개 이내 복수응답 허용) 88%(44명)가 ‘보너스 항공권 구입’에 썼다고 답했습니다. 이코노미 좌석을 비즈니스 좌석으로 바꾸는 등 ‘좌석 승급’에 사용했다는 응답자가 34%(17명)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밖에 ‘호텔, 렌터카, 공항이용’과 ‘제휴사 서비스(영화, 이마트 등)’가 각각 4%(2명)씩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부분의 마일리지가 항공권 구입과 좌석 승급 사용되는 셈입니다. 소비자들이 이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호텔이나 렌터카 등은 워낙 할인도 많이되다보니 항공권 구입보다 금액으로 환산한 혜택이 더 적기 때문입니다. 1만마일리지이면 제주도를 왕복할 수 있는데, 1박에 10만원이면 예약가능한 호텔 예약에 2만 마일리지를 써야되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항공권과 좌석승급에 활용하시는게 가장 좋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