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등기이사 '조기 등판' 할까

by이성기 기자
2018.03.06 06:15:00

손경식 회장, 경총 회장 선출로 일부 복귀 가능성 제기
그룹, "건강상 이유 등 여건상 일러"
그룹 비전 달성 위한 미래성장동력 발굴 집중할 듯
손 회장, 상의 회장 재임시처럼 이사직 유지할 듯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최근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에 선출되면서 이재현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 2016년 지주사인 CJ㈜와 CJ제일제당을 끝으로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뒤 CJ그룹은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했었다.

경총 회장 선출을 계기로 그룹 경영의 한 축인 손 회장의 대외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5월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로 ‘조기 등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17일 오전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식수를 마친 뒤,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5일 CJ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 안건은 이번주 후반 순차적으로 열리는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상법상 주총 2주전까지 주총 결정 공고와 안건을 주주들에게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정기 주총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관련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2013년 신장 이식 수술 이후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차츰 좋아지고는 있지만, 이사회 멤버로 활동할 만큼 회복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주 1회 정도 통원 치료를 하고 미래경영연구원에 출근하면서 장기 투자 등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J 관계자는 “이번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를 굳이 서두르지 않는 데에는 외삼촌인 손 회장의 경영 능력 덕분이기도 하다.

1994년 이후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온 손 회장은 이 회장의 부재 기간 동안에도 그룹을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역시 손 회장이 경총 회장으로 활동하면서도 그룹 주요 계열사 이사 직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 회장은 18~21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그룹 경영 전반을 챙겼다. 손 회장은 현재 지주사 CJ㈜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이사 임기는 내년까지고 CJ㈜의 임기는 올해 주총까지다. 임기가 만료되는 CJ㈜ 이사직도 재선임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J 관계자는 “건강 등 여러 여건상 당장 등기이사로 복귀하기엔 이르다는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그룹 비전인 ‘그레이트CJ’(2020년 그룹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주주총회 활성화 및 주주 권익 보호 차원에서 올해부터 분산 주총을 실시키로 했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오는 26일에, CJ㈜·CJ오쇼핑·CJ헬로비전·CJ씨푸드는 27일 주총이 확정됐다. CJ E&M·스튜디오드래곤·CJ CGV·CJ프레시웨이는 각각 28일 주총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