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의료계. 한의계 손잡고 통합 암치료 서둘러야
by이순용 기자
2017.11.07 06:26:04
[자닮인요양병원 강동철 원장]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치매, 뇌졸중, 암 이 세가지 질환은 두려워서 모두 피하고 한다. 치매는 주위 가족들과 지켜보는 사람은 힘들어 하지만 본인은 정작 힘들지 않아 그나마 나은 편이다. 뇌졸중은 가족과 본인 다 힘들지만 그래도 당장 생명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이들 질환은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예방과 치료에 효과를 보면서 발생률 또한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암이다. 암은 진단을 받게 되면 먼저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병원치료가 시작 되면 일반적으로 수술, 항암, 방사선의 견디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근래 과학의 발달로 암치료기술 또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수술기법은 로봇수술, 항암제는 3세대 면역항암제가 많이 보편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방사선 치료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양성자치료가 일반화되고 있고, 인체 부작용이 없는 초음파를 이용한 하이푸(High Intensity Focused Utrasound)치료기가 신기술로 등록돼 난치암에 적용되고 있어 암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많은 환우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지게 된다. 암 진단과 치료의 발전에도 암 환자 수는 줄지 않고 있으며 특히 전이암에 대한 치료는 답보상태로 아직 완전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치료방법은 없는 것일까? 어렵지만 치료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각을 부분적이고 국소적인 병으로 보기보다는 정신과 육체의 유기적 관계를 통한 전인적 관점에 중심을 두고 원인에 접근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현대의학의 3대 표준 치료와 더불어 근거 있는 다양한 의료체계를 접목한 통합의학적 암치료 개념이고 세계적인 추세 또한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의 예를 들면 1980년 암과의 전쟁에서 실패를 인정하면서 아직 현대의학으로는 암을 완치할 수 없다라는 결론에 기존의 암치료 페러다임이 바뀌면서 통합의학적인 암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그러면서 보완통합의학 병원을 이용하는 미국인들이 전체의 약 40% 정도로 근래 들어 지속적인 증가추세라고 연구보고도 있다.
미국의 3대 암센터인 MD앤더슨 암센터와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 존스홉킨스의대병원 모두 통합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표준암치료(수술, 항암화학치료, 방사선치료)와 함께 한방치료, 영양요법, 심신요법 등의 통합적 암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미국국립암센터(NCI)에서도 표준암치료와 더불어 한방침구치료와 한약, 기공, 명상, 영양치료 등의 보완대체요법(CAM)을 적극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이원화된 의료체계로 한의학과 현대의학이 고르게 발전해 있어 통합의학을 이루기에 좋은 토양이 형성돼 있다. IT를 기반으로 한 현대의학의 각종의료기기와 기술은 미국에서도 배우러 올 정도이고 한의학은 오천년의 역사에서 우러나오는 전통적인 의학에서 맞춤의학인 체질의학까지 발달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의료계와 한의계가 서로만의 이익을 위하며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만약 정부차원에서 통합의학에 관심을 가져 지원을 하고 양쪽의학계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학문간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대한민국의료가 체계적인 통합의학을 이룰 수 있고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세계의학계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