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 국회의원이다]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당선자 계파 분석해보니

by김영환 기자
2016.04.18 06:00:01

새누리당, 친박 최대 계파로..친박vs비박 당권 다툼 치열할 듯
더민주, 범친노친문 최대 계파..김종인·손학규계 약진
국민의당, 안철수계 우뚝..천정배·정동영·박지원·박주선 등 호남 계파 영향력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 20대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각 정당별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거에서 패한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친박 비박 간의 책임 공방과 당권 잡기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야권 역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력간 경쟁 조짐이 비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쪼그라든 당세에도 여전히 친박계가 가장 큰 계파를 형성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범친노친문 세력이 최대 계파를 유지했다. 국민의당은 공동대표인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목소리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친박계가 원내에 대거 입성하면서 최대 계파를 이루게 됐다. 공천 과정에서 친이계와 비박계를 정조준했던 결과가 현실에 반영된 셈이다. 정종섭 추경호 민경욱 곽상도 윤상직 최연혜 등 초선 의원들이 친박계 새 피로 수혈됐다. 공천 파동으로 역풍을 맞은 새누리당이지만 대구·경북 지역 ‘진박’ 인사들은 여전히 지지를 받아냈다. 오히려 수도권 비박 인사들이 공천 파동의 희생자가 된 상황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재오 정두언 의원이다. 수도권 비박 세력의 핵심들은 줄줄이 낙선하면서 사실상 비박계의 중심을 잡아줄 중진이 보이지 않는다. 비박계 중에서 김무성계가 그마나 10명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 대항마로 여겨진다. 다만 공천 파동의 중심이던 친박이나, 공천을 날인했던 당대표를 수행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나 선거 패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쉽게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당내 최대 계파지만 선거 결과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가 언제 오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뒤바뀔 여지도 충분하다. 19대 국회 역시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친박계가 전권을 잡는 듯 했지만 이후 비박계의 힘이 더욱 강성해졌다. 정의화 의장이나 김무성 당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주요 요직을 모두 비박이 차지했던 결과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민주는 여전히 범친노와 친문 그룹이 주류를 이룬다. 안희정계나 박원순계 86그룹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더욱이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던 인사가 20대 원내에 들어서면서 세력을 크게 늘렸다. 표창원 김병관 조응천 김병기 박주민 김정우 등이 대표적이다. 문 전 대표는 원외이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이 행사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대권 행보 가능성이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도 각각 김종민·조승래·박완주, 기동민·권미혁 등 소소하게 자기 사람을 심어뒀다.

일단 권력의 힘은 김종인계에 있다. 선거를 승리로 이끈 저력은 20대 국회 초반까지는 여전히 유효할 수밖에 없다. 박경미 최운열 교수를 비례대표로 내세웠고 진영 의원도 새누리에서 영입하면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계파의 씨앗은 뿌려뒀다. 여기에 최명길, 박영선, 이언주 등도 김종인계로 속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더민주의 가장 큰 변화는 손학규계의 확장이다. 손학규 전 고문은 김 대표의 총선 지원 유세를 거절했음에도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당내 영향력을 키우게 됐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김헌태 전 정세분석본부장 등 김 대표와 함께 이번 총선을 주도한 손학규계 인사들을 매개로 양 세력이 연합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당은 선거를 치르면서 안철수 공동대표의 세력이 호남 지역 계파를 압도하게 됐다. 특히 비례대표가 대부분 안철수계로 이뤄지면서 당분간은 안철수 대표가 당권을 좌지우지 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황주홍·유성엽 의원 등 안 대표의 탈당을 가장 먼저 따라나선 의원들이나 안 대표 편에서 야권연대를 분명하게 반대했던 권은희 의원 등도 안철수계로 파악된다. 추후 세력 경쟁에서 계파 헤쳐모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천정배·박지원·박주선 등 호남 세력이 당내 입지를 넓히려는 과정에서 안철수계와 마찰을 빚을 여지도 존재한다. 특히 대선에 맞춰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불거지면 연대파와 독자노선파가 극심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