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에 발목..다우 2.72%↓

by지영한 기자
2009.01.08 06:29:24

어닝시즌 앞두고 실적전망 우려에 개별종목도 급락세
유가도 12% 폭락..지표부진에 미 원유재고 급증 영향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급락세로 돌아섰다. 악화된 고용지표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고, 주요 종목들이 부진한 실적전망으로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45.40포인트(2.72%) 하락한 8769.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32포인트(3.23%) 떨어진 1599.06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8.05포인트(3%) 하락한 906.65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개장전 발표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12월 전미고용보고서와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and Christmas)의 12월 기업감원 지표는 월가의 전망치보다 크게 나빴다.

마침 미국의 대형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가 대규모 감원을 발표함에 따라 이날 뉴욕증시에선 고용시장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공개한 작년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2010년까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우려감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증시 개장전에 발표된 고용지표들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담을 줬다. 특히 이날 지표들은 오는 금요일 예정된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우선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12월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부문 고용은 69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49만5000명)보다 20만명 가량이나 많은 수치이다.

또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and Christmas)가 발표한 작년 12월 기업들의 공개적으로 밝힌 감원규모도 16만6348명에 달했다. 이는 7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전월(18만1671명)보다는 8% 가량 감소했지만 전년동기보다는 4배나 많은 규모이다.


내주부터 월가의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이날 뉴욕증시에선 대형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와 세계 최대 칩메이커인 인텔이 실적 우려로 급락세를 기록하며, `어닝 시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오는 12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알코아는 감원과 감산을발표한 것이 악재가 돼 10%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알코아는 전날 전체인력의 13%을 줄이고 생산량도 13만5000메트릭톤 감축하겠다고 밝혔는데,이같은 소식이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했다.

인텔도 실적에 발목이 잡혀 6% 이상 급락했다. 인텔은 이날 4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3% 감소한 82억달러에 그쳤다고 밝힌 점이 악재가 됐다. 이같은 실적은 인텔이 당초 자신했던 90억달러도 크게 밑도는 수치이다.

미국의 의료보험회사인 애트나(Aetna)도 실적 때문에 4% 가까이  하락했다. 골드만삭스가 실적악화를 우려해 애트나를 `확실한 매도 종목(Conviction Sell List)`으로 분류한 점이 악재가 됐다.

미국의 칩메이커인 아이시스(IXYS)도 3분기 판매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으로 12%가 넘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이시스가 배당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힌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디어 업체인 타임워너도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6%가 넘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타임워너는 작년 11월만 해도 2008년에 주당 1.07달러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자신했다.

반면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넷스카우트시스템즈(NetScout Systems)는 회사가 밝힌 2009년 이익전망이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9%나 급등했다. 화상회의 시스템 업체인 폴리콤(Polycom)도 4분기 이익이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란 소식으로 5% 가까이 올랐다.  
 
이날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중 GM과 버라이존, 코가콜라 등 3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제유가가 12%가 넘는 폭락세를 기록했다. 부진한 고용지표로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데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95달러(12.2%) 급락한 42.6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한 점이 유가에는 악재가 됐다. 美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67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에너지 정보 업체인 플랫츠의 전망치(150만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여기에다 최근 유가급등의 배경이 됐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무력충돌이 다소 완화될 조짐을 보인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