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07.01.21 11:45:42
집부자들, "기다리거나 물려주겠다"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정부가 1·11대책을 내놓은 이후 주택 시장에는 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팔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강남 고가아파트는 무풍지대나 다름 없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유명한 강남구 삼성동 I아파트는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태연한 분위기다.
시세가 40억원에 가까운 이 아파트 65평형에 살고있는 한 주부는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리 아파트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I공인 관계자는 "정부 대책에 대한 효과를 민감하게 느끼지 못하겠다"며 "워낙 큰돈이 움직여야 해 수요도 적은 편이지만 매물도 나오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63평형이 34억-38억원, 65평형은 38억-43억원선을 보이고 있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등 우회루트를 찾아나선 사람도 많다. 담보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 자녀에게 대출금을 갚게하는 조건으로 재산을 증여하는 `부담부증여` 방식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값이 떨어져도 팔기보다는 일단은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도 있다. 올해 대선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강남구 개포동 M부동산 관계자는 "일단 올해 대선을 치르고 나면 세금 중과 등은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재테크팀장은 "부자들은 대출만기가 와도 보유한 자금으로 갚으면 된다"며 "웬만한 하락세가 아니고서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부자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이번 대책이 고급아파트 공급을 제한했기 때문에 희소성이 커져 수요가 되살아 나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를 기대하는 이들은 더욱 물건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