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빅2, 실적 엇갈려...주력사업 희비

by노희준 기자
2024.02.12 10:06:28

KCC, 영업익 3100억...전년비 33.7%↓
LX하우시스, 영업익 1098억 635.1%↑
건축자재 VS 실리콘..."실리콘 올해 반등"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건자재 빅2인 KCC(002380)와 LX하우시스(108670)가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LX하우시스는 주력인 건축자재 시장에서 선전한 반면 KCC는 주력산업인 실리콘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실적 (자료=다트) 단위=억원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5824억원으로 3.6% 줄었다. 이에 따라 KCC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099억원으로 전년보다 3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2884억원으로 7.2% 감소했다.

반면 LX하우시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8827억원으로 0.5% 줄었다. 이에 따라 LX하우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098억원으로 전년대비 635.1%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5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국내 건설 및 부동산 등 전방 시장 위축 영향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폴리염화비닐(PVC)와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주요 원재료가 하락, 건축용 고성능 단열재 판매 증대, 인조대리석을 비롯한 해외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PVC가격은 이미 지난 3분기에 kg당 1176원으로 2022년 1627원보다 28% 떨어졌다. MMA가격 역시 같은기간 2523원에서 2153원으로 15% 하락했다.

(자료=KCC)
건자재 양재 산맥인 두 회사의 실적이 엇갈린 것은 두 회사 주력 사업이 달라서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창호, 바닥재, 솔리드서피스)와 자동차소재 및 산업용필름 사업을 하는 반면 KCC는 건자재(석고보드, 단열재, PVC창호)와 도료(페인트), 실리콘 사업을 한다. 주력사업은 LX하우시스가 건축자재(지난 3분기 매출액 기준 73%)인 반면 KCC는 실리콘(54%)이다.



건자재는 건설과 부동산 경기 영향을 받지만 실리콘은 건축 경기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또한 건자재는 전방산업이 건설이지만 실리콘은 의료, 제약, 화장품, 건축, 자동차, 전기전자, 우주, 항공산업 등으로 전방산업이 좀 더 다양하다. 실물 경기와 연관성이 크고 사이클이 긴 제품군으로 평가된다. 특히 KCC 실리콘은 유기실리콘으로 원재료인 메탈실리콘·메탄올과 전방산업 업황에 따라 수익성의 변동성이 크다.

문제는 2022년 하반기부터 코로나 봉쇄 조치로 묶여있던 중국 유기실리콘 재고가 시장에 풀리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실리콘의 원재료인 메탈실리콘 가격까지 오르면서 실리콘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됐다는 점이다. 지난 3분기 KCC 실리콘 부문의 영업손익은 383억 적자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KCC관계자는 “올해는 각 제조업체의 재고보유량 축소가 해소되면서 실리콘 분야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실리콘 수익설 개선을 위한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한 국내시장 침체 극복, 인조대리석, 산업용필름 등 차별화 고부가 제품의 국내외 판매 증대, 글로벌 복합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위기대응경영에 사업역량을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