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러너들의 불청객 '족저근막염'... 스트레칭으로 예방해요
by이순용 기자
2023.11.01 07:16:50
[홍인태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일주일에 3~4번 러닝크루들과 함께 뛰고 있는 김모 씨(31세)는 얼마 전부터 발뒤꿈치에 통증이 생겼다. 신발에 문제가 있나 싶어 운동화를 바꿔봤지만 발바닥 통증은 여전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내 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해 악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쉴 때는 별다른 통증이 없다가 걷거나 서 있을 때 발뒤꿈치 쪽 발바닥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었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족저근막염’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족저근막염으로 마라톤대회 나갈 수 있을까.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무리를 주는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오래 걷거나 무리하게 달리기를 했을 때 족저근
막이 많이 당겨지거나 뒷꿈치 뼈와 지면 사이에서 족저근막 부착부위가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이봉주와 황영조도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족저근막염은 마라톤병이라고도 불린다. 족저근막염이 있다면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족저근막이 당겨지거나 무게가 실리는 활동을 줄이고 족저근막에 실리는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신발이나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톤은 꾸준히 연습한 사람들에게도 힘든 운동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초보자의 경우 갑작스러운 운동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부상이란 것은 순간적인 충격에 의해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도 있지만 무리하게 사용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피로가 누적되거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 환자 대부분이 발뒤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데, 발뒤꿈치 안쪽에 통증이 발생하고 불편한 느낌이 지속되어 보행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시작하거나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강도의 운동을 할 경우 발병률이 높아진다.
주요 증상으로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거나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나서 첫 발을 내딛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장시간 걷거나 서있을 때 발바닥에 부종과 압통이 동반된다. 통증은 대부분 발의 안쪽 아치에서 발 뒤꿈치 뼈가 만져지는 위치에 생기며 진찰로 발바닥에 생기는 다른 질환들과 구별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얼음찜질, 약물치료, 신발 교체 등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잘 호전이 되지만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거나 만성이 된 경우라면 체외충격파, 레이져 치료, 주사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1년 이상 증상에 호전이 없고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족저근막 일부를 제거하는 족저근막 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족저근막염은 체중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가능한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발에 무리가 간 날은 족욕과 스트레칭 등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쿠션 좋은 신발이나 뒤꿈치 쿠션 패드를 사용하는 등 생활 속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이 끝난 후에는 발바닥을 손가락으로 지압하거나 평소에 한쪽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상태에서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기는 족저근막 스트레칭과 차가운 음료수 캔에 체중을 실어 발바닥으로 굴리며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