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B사 불법 공매도 또 있다…금감원, 제재 예고

by이용성 기자
2023.10.25 06:00:00

BNP파리바, HSBC 홍콩법인 제재도 나올 전망
계속 터지는 글로벌IB사 불법 공매도 "대책 시급"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용성 최훈길 기자] 560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저질러 금융 당국에 적발된 BNP파리바와 HSBC 외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불법 공매도를 일삼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글로벌IB의 불법 공매도 정황을 포착, 적발하고 연내 제재 윤곽을 잡을 예정이다.

유명 IB의 불법 공매도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공매도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무차입 공매도를 고의적으로 진행해온 것은 그만큼 우리 시장의 감시와 처벌이 느슨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확대하고 있어서다.

24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금감원은 글로벌 IB사가 국내 증시에서 불법 공매도한 행위를 추가로 적발하고, 관련 내용을 연내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BNP파리바, HSBC 홍콩법인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하며, 다른 글로벌IB로 대상을 확대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일부 글로벌 IB사가 장기간에 걸쳐 개장 전 소유수량보다 많은 물량을 매도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이와 별개로 금감원은 이미 적발한 BNP파리바, HSBC 홍콩법인에 대한 제재 조치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의 불법 공매도가 고의적이고 관행적으로 지속했고, 당국의 첫 적발인 만큼 본보기 차원의 강한 제재가 예상되고 있다. 절차와 제재 수준 등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결정된다.



특히 BNP파리바, HSBC 홍콩법인에 대해 금감원은 과징금 제도 도입 이래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할 것도 고려 중이다. 직전 최대 규모 과징금은 지난 3월 외국계 금융투자회사가 받은 38억원이다.

과징금 외에도 형사 처벌 또한 법리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금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겠다”면서 “형사처벌도 가능할 거 같은데 외국에 있는 사람을 끌어와서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IB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태가 계속해서 적발되고 있는 만큼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증선위로부터 제출받은 ‘불법공매도 조치 상세 내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증선위가 제재한 총 112개 기업 중 외국계 금융사는 79개에 달했다. 이는 전체의 약 70%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불법 공매도 등을 엄단하고 투명한 시장을 조성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이는 적극적인 기업 투자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자본시장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처벌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 등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