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원다연 기자
2023.07.19 07:37:10
대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의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향후 소비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저축률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심리 지표 회복에도 저축률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 소비는 완만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지난달 전반적인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약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했지만, 소비 경기의 기저를 나타내는 핵심 소매판매(자동차, 주유소, 건설자재, 식품 서비스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는 0.6%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상무부는 18일(현지시간) 6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는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5%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5월 소매 판매 증가폭은 0.3%에서 0.5%로 상향 조정됐다.
이 연구원은 소비 모멘텀은 약해지는 가운데 떨어지고 있는 평균소비성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한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실질 임금 증가로 미국 소비가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우려됐던 것에 비해 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분기별로 보면 소매판매는 1분기 +1.1%에서 2분기 +0.0%로 보합세를 기록하는 등 소비 모멘텀은 계속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소비의 선행지표인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말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소비의 방향성을 보기 위해 소비심리보다 줄어들고 있는 평균소비성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심리가 반등한 이유는 경기 침체가 계속 지연되면서 악화되었던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해는 급격한 금리 인상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제 경기 상황보다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강했었다”며 “심리가 반등했다고 미래의 가계 구매력이 반드시 개선되거나 소비 의지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가계의 향후 소비 의지를 보여주는데 저축률(평균소비성향)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례로 중국도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 이후 가계 저축률이 계속 올라가면서 가계의 소비 의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암시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찬가지로 미국의 저축률을 보면 코로나19 이전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긴 하나 지난해 10월 이후 점차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견조한 고용시장에도 올라가는 저축률은 미국 소비가 앞으로 완만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