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억원 손실”…비케이탑스, 라임운용에 손배소 제기
by김윤지 기자
2020.07.27 01:30:00
개인 이어 법인까지 라임 ‘줄 소송’
TRS 일으켜 에스모 투자…“그대로 손실”
라임 털어냈다…“재무구조 개선 노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투자한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 투자자도 소송에 나섰다. ‘라임이 투자한 회사’로 알려졌던 비케이탑스(030790)(옛 동양네트웍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T 업체인 비케이탑스는 최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라임자산운용에 22억5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광장이 비케이탑스 측 소송 대리인으로 참여한다. 이에 라임운용 측은 “법률 검토 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비케이탑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3월 라임운용의 ‘라임오렌지사모투자신탁10호’에 사내보유금 225억원을 투자했다. 라임은 이후 비케이탑스의 전환사채(CB)를 사들였다. 또 라임은 KB증권 총수익스와프(TRS)를 더해 비케이탑스의 투자금을 에스모의 구주 매입 등에 썼다. 에스모는 에스모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 이런 식으로 자금은 돌고 돌아 라임운용의 ‘펀드 돌려 막기’에 사용됐다.
이 과정에서 비케이탑스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라임오렌지사모투자신탁10호’는 에스모 주가에 연동되는 파생상품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말 7000원대였던 에스모 주가는 라임운용과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1000원대로 급락했다. 실소유주인 이모 회장과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공모, 주가 조작 혐의 등이 드러난 현재 1000원 미만으로 내려왔다. 투자를 진행할 당시 비케이탑스 이사회에는 손실 위험이 적은 단순 금융 상품으로 보고됐지만 결국에는 전액 손실 처리됐다. 지난해 6월 말 1964억원에 달했던 비에이탑스의 시가총액은 1년 만에 82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20여명이 넘었던 직원수는 120명 남짓으로 사실상 반토막났다.
현재는 라임운용과 악연을 털어냈다. 지난 4월까지 라임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비케이탑스의 최대주주였지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와이퀸텟주식회사가 소유 지분 25.70% 보유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지난달 초에는 라임운용 7.25%, 포트코리아운용 9.38% 등 보유 지분 전량을 장내 매도해 라임과 무관한 회사가 됐다. 또 지난 3월 IT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을 진행해 분할 자회사인 동양네트웍스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비케이탑스 관계자는 소송 제기에 대해 “라임운용으로 인한 손실 금액이 너무 커 투자 원금에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청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