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100일내 메르스 이전으로 요우커 되돌려라"

by강경록 기자
2015.07.16 06:41:00

''한국관광 살리기'' 100일 작전
문체부 장관 14일부터 중화권 세일즈 나서
한국관광공사 ''''해외언론 초청 팸투어'' 등 총력
서울·인천·제주 등 지자체 관광설명회 등
메르스 직격탄 ''면세점·항공사'' 발로뛰는 관광객 유치

중국을 방문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이 리진자오 중국국가여유국 국장(오른쪽)과 지난 14일 회담을 갖고 메르스 발생 이후 한국정부의 대응조치 현황과 한국관광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메르스로 인해 위축된 한·중 관광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이데일리 강경록·이재호·임현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유통·항공사 등 여행 관련 기업들이 ‘한국관광 살리기’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지난 5월 말부터 한반도를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메르스 사태 이전으로 국내 관광수요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1만명. 지난해 같은 달 127만명보다 32%가 줄었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현재까지 이어져 7~8월 방한예약은 거의 취소된 상태.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7~8월 국내 패키지 관광상품을 예약한 외국인은 20만여명.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은 지난해 81만 628명에서 13만 2132명으로 줄었다.

△관광상품 ‘한국’ 세일즈 나선 정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먼저 움직였다. 중화권 관광객의 방한을 독려하기 위해 현장으로 직접 날아가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해 리진자오 중국국가여유국 국장과 회담을 갖고 한국정부의 메르스 대응조치 현황과 한국관광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방한 시장이 조기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 장관과 리 여유국장은 이날 메르스로 인해 위축된 한·중 관광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2015~2016 한·중 관광의 해’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정부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어 16일 김 장관은 홍콩으로 이동해 그레고리 소 홍콩경제상무발전국 국장과 회담을 갖고 홍콩정부에서 발령한 ‘해외여행경보’의 하향조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번 한·중 관광교류 확대 합의를 계기로 더 많은 요우커가 안심하고 한국을 찾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시장 회복 100일 작전’ 돌입

한국관광공사도 관광산업 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선다. 공사는 오는 10월까지 100일 내에 방한 관광수요를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발표하고 15일 세부지침을 마련했다. 쓰나미와 사스를 겪었던 일본과 홍콩처럼 3개월 간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우선 해외언론인을 초청해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 팸투어를 진행한다. 중국·일본 언론인 각 100명씩과 동남아 9개국 언론인 50여명이 대상이다. 세계 각국의 여행업계 사장단도 부른다. 7월 말부터 중화권을 시작으로 일본·미국과 동남아 등 10월까지 총 400여명을 대상으로 방한상품 개발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항공사와 공동마케팅도 추진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은 물론 싱가포르항공, 케세이퍼시픽, 베트남항공 등 아시아지역 10여개 항공사와 제휴를 맺어 무료항공권 증정, 단체객 특별할인, 면세점 할인쿠폰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재성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침체한 방한 관광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공사가 가진 모든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래블마트 열고 중국배우 홍보대사 위촉

지자체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서울시는 내달 초 요우커 유치를 위해 중국 3대 도시인 베이징·상하이·광저우에서 관광설명회를 연다. 이어 9월에는 중국·동남아 국가 등 국내외 300여개 업체 1000명을 초청해 ‘서울 트래블마트’를 개최키로 했다.

인천시는 오는 20일 중국 인기배우 까오런을 관광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중화권 미디어 프로모션을 추진한다. 오는 23∼26일에는 ‘한·중 우슈-태권도 교류행사’와 24∼30일 ‘2015 월드유스랠리’를 열어 중국 관광객 400명에게 인천의 맛과 멋을 알릴 계획이다. 제주시는 시내 음식점과 호텔·숙박업소 등 160곳의 요금을 8월 말까지 10~50%까지 할인한다.

△“돌아와요 요우커”…면세점업계 ‘안간힘’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항공사도 총력전에 가세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대한항공과 지난 8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중국 여행사 대표와 언론인 등 300여명을 한국에 초청하는 팸투어를 진행한다. 최대 4박5일 일정으로 서울과 인천, 제주 등 국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코스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참석자의 항공권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호텔신라는 객실 200실을 무상지원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팸투어는 실무진이 아닌 여행사 대표급으로 구성한 역대 최대”라며 “국내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기획”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면세점은 오는 22일부터 베이징·상하이 여행사 관계자 40여명을 제주도로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한다. 롯데면세점 측은 “지난달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며 “최근 메르스 진정세에도 불구하고 요우커의 방한 취소가 줄지 않아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15일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청년여행사, 여행사 총사, 씨트립 등 중국 주요 여행사를 방문하고 요우커의 방한에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또 강휘·중신 등 4개 여행사의 총재·부총재를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요우커 유치 노력을 이어갔다.

△“기업·민간 주도로 위기극복 인프라 갖춰야”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가 한국관광산업을 총체적으로 되돌아보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홍콩의 경우처럼 대외 환경변화에 의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대부분 회복한다지만 유사한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관광산업은 정부 주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주로 양적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여행·관광 관련 기업이 중심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위기가 생겼을 때는 민간이 나서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질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