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5.01.05 07:45:52
외국인 18거래일 연속 순매도..2008년 이후 최장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대형주의 약세 속에서 현대차(005380)가 유독 부진한 모습이다. 돌아선 투심을 잡기 위해 배당과 투자 확대 카드를 빼들었지만 여전히 외국인은 냉랭하기만 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9일부터 6일까지 총 18거래일 연속 현대차를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27일부터 7월 22일까지 19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7년 4개월 만에 가장 긴 기간 ‘팔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9일부터 6일 오후 2시 30분까지 외국인이 팔아치운 금액은 총 3693억원으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기관마저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물량을 받아줄 주체가 부재한 상황이 전개되자 현대차의 배당 확대와 중국 공장 신설 등의 호재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9월 한국전력의 부지 매입결정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받는다.
당시 현대차는 공시지가(3조3000억원)의 3배에 이르는 10조5500억원을 들여 삼성동 땅을 인수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오너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반발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투신들도 이날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한 애널리스트는 “배당을 확대해봤자 거버넌스에 대한 기본적인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적에 대한 의문 역시 지속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0.02% 감소한 2조261억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 증가한 21조2804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상관없이 절대적인 매출액 자체가 한계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014년 12월 자동차 판매량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픽업트럭 판매는 2013년보다 12.9% 증가했지만 자동차 판매가 0.1% 감소, 전체 판매량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6만4507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도요타의 판매대수가 12.7% 증가한 것에 대비했을 때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를 통틀어서도 미국내 판매된 현대차는 72만6000대로 연초 기대(74만5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판매 대수가 정체된 상태에서 가격 정책으로 수익성을 내고 있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적을 호재라 보기 힘들다”며 “현재로서는 환율 차트보고 단기 매매 하는 종목인 것이 현실”고 말했다.
6일 발표된 4년간 81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발표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전기차 등 스마트차 개발로 3~4년 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재 주가 반등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달 11일 18만원선에서 이탈한 현대차(005380)는 이날 오후 2시 35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2.08%(3500원)하락한 16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