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일곤 기자
2011.12.19 08:51:33
샤프 CEO, "백색가전 사업에 수백억엔 투자"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한때 세계 TV 시장을 장악했다가 한국과 대만 등 경쟁업체들에게 밀려 고전하고 있는 일본의 샤프가 이번엔 백색가전 사업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3년 전만 해도 돈이 안된다며 백색가전 사업을 정리하겠다던 샤프가 다시 이 분야에 승부를 걸고 있어 주목된다.
가타야마 미키오 샤프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2년간 냉장고와 에어컨 등 백색가전 사업에 수백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시아 여러 지역에 백색가전 공장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샤프의 백색가전 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2700억엔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은 25%를 차지한다.
가타야마 CEO는 "샤프의 백색가전 부문 영업이익률은 10%를 넘는데다 해외에서 매출 성장세도 높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에 세울 공장 위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샤프는 소니와 파나소닉과 함께 일본의 3대 TV제조사로 꼽혔으나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경쟁 업체들에 밀리고 있는 상태. 이들 일본 3대 TV 제조사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들어 한자릿 수로 추락했다.
이러자 가타야마 CEO는 지난 2008년 신성장동력으로 건강과 환경가전, 태양전지 사업을 주력으로 키워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당시 가타야마 CEO가 백색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1%에도 못미친다며 이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는 것. 가타야마 CEO는 "향후 샤프는 백색가전 사업을 하지 않는 대신 첨단 기술을 활용한 건강 및 환경 분야 제품을 개발한다"고 밝혔으나 3년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