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환구 기자
2010.07.18 11:00:00
"환매자금 나오니 주식비중 줄여..규모 점차 줄것"
"하반기 증시전망 밝아..IT 자동차 유망"
[이데일리 유환구 김자영 기자] 이전 고점을 넘으며 기세 좋게 달리던 코스피가 이틀 연속 뒷걸음질치자 또 한번 박스권 장세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에도 주범은 투신권이다. 펀드 환매 강도가 거세지자 불안감을 느낀 투신권이 매도 규모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투신은 이번 주 내내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유가증권시장에서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1조94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외국인 매수세를 앞세워 질주하던 코스피도 지난 15일 하락전환했다. 16일에는 하루 동안 2816억원을 순매도한 투신권 때문에 지수가 1730대까지 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권가의 시선이 투신권에 향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투신사들의 주식운용본부장들로부터 주식 매도의 원인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왜 주식을 파냐"는 질문은 사실 투신사들 입장에서는 우문이다. 고객들이 펀드를 환매하면 운용사들은 주식 규모를 줄 일 수밖에 없는, 일종의 종속 관계이기 때문이다.
양정원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이나 자체 자금 운용기관들은 스스로 자산을 굴릴 수 있지만 우리는 다른 입장"이라며 "몇년 전에 2000선을 넘길 때도 투신권은 자금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사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최민재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환매가 늘어나니 잘 오르는 종목들도 시장에서 매도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그나마 국민연금이나 다른 기관들은 사는 분위기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여 선순환 고리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펀드 환매 강도가 약해질 거라는 기대감은 남아있다. 이미 나온 물량이 많은 데다 자문형 랩 등으로 이동하는 일종의 손바뀜 현상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최민재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007년 이후 들어온 펀드 규모가 25조원 정도 되는데 절반 정도가 이미 나갔는데 나머지 절반이 설마 다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문형 랩 상품 등으로 상당수 이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찬 신한BNP파리바 주식운용본부장은 "전고점을 4번째 테스트하고 있는데 방향성을 못잡고 있는 과정에서 환매 규모가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1800선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오히려 환매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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