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주요 인사들, 금리 동결 시사…“인플레 진정돼야”
by김윤지 기자
2025.01.10 07:59:30
보먼·콜린스 등 “금리 인하 신중해야”
“인플레 둔화 멈춰, 추가 진전 살펴봐야”
윌러 이사는 인플레 둔화세 지속 낙관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주요 인사들이 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진정될 때까지 금리 수준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캘리포니아 은행연합회 ‘2025 은행장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정책입안자들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됐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를 불편하게 상회하고 있고 둔화세 진전이 지난해 멈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책 조정에 있어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을 계속 선호한다”고 말했다.
보먼 이사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연준 주요 인사다. 그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을 단행할 때 반대 의견을 제시한 인물이다.
그는 12월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을 지지했는데, 보먼 이사는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의 냉각을 반영하기 위한 당국자들의 정책 재조정 단계의 마지막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먼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세금, 이민 정책이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은 차기 행정부의 미래 정책을 미리 판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면서 “우리는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제 활동, 노동 시장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보스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금리 조정을 보다 완만하게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진전이 거의 없다면 현재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나 올해 인플레이션 냉각에 대한 진전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느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차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로운 경제 정책이 경제의 궤도를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히 추정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제프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캔자스시티 이코노믹 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연준의) 의무를 거의 충족시키는 데 매우 근접했다”면서 “점진적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올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나 속도나 시기는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온건 매파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진정될 것으로 믿는다며 올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인하 속도는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 관련 지표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 차례 연속 인하를 결정했다. 지난 12월 FOMC에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2025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0.25%포인트씩 총 4회 금리 인하에서 2회 인하로 줄이면서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시장에선 오는 28~29일 열리는 올해 첫 FOMC에선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