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장거리 운전 후 종아리 저리다면...디스크 때문

by이순용 기자
2024.08.04 10:02:21

오랜 좌식 생활과 자세 이상으로 중고등학생도 디스크 발병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 올바른 자세보다 허리에 큰 부담 가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위를 피해 휴가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경우에 따라 장거리 운전을 피할 수 없기도 하다. 특히 정체된 도로에서 오랜 시간을 운전할 경우 허리가 받는 압박은 더 커진다. 오랜 시간 운전 후 한쪽 허벅지에서 종아리까지 저린 증상이 생겼다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디스크’라는 말은 척추체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물을 일컫는 말이다. 요추(허리) 추간판 탈출증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시작되는데, 20대에 갑자기 늘어나 활동량이 많은 40대까지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는 2023년 기준 196만명이었다. 이른바 ‘허리 디스크’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허리에서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하다.

디스크 주위는 섬유륜이 둘러싸고 있고, 중앙에는 수핵이라는 젤리 같이 완충 역할을 하는 부위가 존재한다. 이 수핵이 퇴화된 섬유륜 사이로 나오게 되면 신경을 눌러 증상을 유발한다. 오랜 시간의 좌식 생활과 자세 이상으로 최근에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수핵 탈출증이 나타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 생기면 초기에는 목의 통증이나 허리 통증이 지속되다가 점차 팔과 다리로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 탈출된 추간판이 신경근을 자극해 신경근이 분포하는 다리에 감각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반면 허리나 목의 통증 없이 바로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 있다고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많이 진전되지 않은 환자라면 약물 투여, 물리치료, 추사 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를 우선으로 시도한다. 바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소변 장애를 동반할 때, 동통이 자주 재발해 일상 생활이 어려운 환자 등이다.

요통 및 추간판 탈출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허리에 좋은 자세를 습관화해야 한다. 특히 운전할 때에는 좌석을 운전대에 가깝게 하고 무릎 쪽을 높게 하고, 허리에 쿠션을 받쳐서 지지할 수 있도록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30분 혹은 1시간마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최수용 과장은 “장거리 운전을 한다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척추의 긴장을 풀어주고, 운전석 등받이 각도 조절에 신경 써 척추의 S자 곡선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며 “만약 장거리 운전 후 허벅지가 저린 증상이 생겼다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통증이 지속되고 일상이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최수용 과장은 “디스크(추간판)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약 1.5~2배 강한 압력을 받기 때문에 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래 운전하면 허리디스크가 발병하기 쉽다”며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는 바른 자세에 비해 최대 90% 더 큰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올바른 운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습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