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뮤직, 스트리밍 부문 성장 둔화로 23% 급락
by김윤지 기자
2024.07.26 06:48:42
매출 절반 스트리밍 4% 증가 그쳐
애플·아마존뮤직 부진 영향 시사
음반사, 스트리밍 제공 로열티에 의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세계적인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의 주가가 스트리밍 부문 성장 둔화로 인해 급락했다.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로넥스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유니버설 뮤직은 전거래일 대비 23.54% 하락 마감했다.
전일 유니버설뮤직은 장 마감 후 지난 2분기(3~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29억3200만유로(약 4조4056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정된 에비타(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해 6억4900만유로(약 9751억원)로 집계됐다.
하지만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독 및 스트리밍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4억8000만유로(약 2조2238억원) 수준에 그쳐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2023년 연간 성장률 7%, 2022년 19%, 2021년 17%를 기록했다.
유니버설뮤직 측은 일부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의 부진을 둔화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의 보이드 뮤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주요 협력사들은 신규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내셜타임즈(FT)에 따르면 주요 음반사들은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아마존 뮤직, 유튜브 뮤직 등 스트리밍 플랫폼의 라이선스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스트리밍 플랫폼은 음반사에 매출의 70% 가량을 음원 저작권료로 지불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의 마이클 내시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우리는 협력사(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과 성장 재점화를 위한 깊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유니버설뮤직의 스트리밍 부문 수익은 메타의 전략 변화로 인해 더욱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메타는 최근 몇 년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동영상에서 음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수백만 달러를 지불했다.
뮤어 CFO는 “메타는 지난 5월부터 우리에게 더 이상 프리미엄 뮤직 비디오에 대한 라이선스하지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시안 그레인지 유니버설뮤직 회장은 “어느 수익원에서나 분기별 변동은 예상되는 일”이라면서 소속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 사브리나 카펜터, 빌리 아일리시 등의 최근 성공을 보다 강조했다.
유니버설뮤직의 주가 부진에 뉴욕증시에 상장한 경쟁사 워너뮤직의 주가도 24일 6.59% 하락한 데 이어 25일에도 1.10%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