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한류 세계를 흔드는데...아이들 성장관리는 '뒷짐'

by이순용 기자
2021.12.15 07:33:42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원장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원장] 최근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오징어게임’, 세계적인 평가를 받은 영화 ‘기생충’, 전 세계를 들썩이고 있는 아이돌 그룹 ‘BTS’ 등 K-한류를 일으키며 전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올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의 일원으로 인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원장
정했다. 그러나 K-한류의 동력이자 국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건강·성장관리도 선진국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성장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성장기 충분한 수면은 키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저녁 10시~새벽 2시까지 깊게 잠들어야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배출돼 키도 잘 크고,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 만큼 잘 지켜질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통계청의 ‘2019년 청소년 통계’는 2018년 초중고 학생의 적정 수면 시간인 6~8시간을 지키는 비율이 7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아동의 삶의 질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12~17세 국내 청소년의 수면 시간은 평균 7시간 28분 정도로 추정된다. 15~24세 청소년들을 기준으로 미국이 8시간 47분, 영국이 8시간 36분 등인 것에 비해 1시간 이상 짧은 것이다. 반면, 2009년 보건복지부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일주일에 공부하는 시간은 49.43시간으로 OECD 평균 33.92시간에 비해 15시간이나 많다.



지난해 193개국 6500만명 어린이·청소년의 키와 체질량지수 등을 분석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19세 청소년의 평균 키는 남자 175.5cm로 68위, 여자 163.2cm로 60위다. 하지만 남자 183.8cm, 여자 170.4cm로 2019년 19세 청소년 평균 키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선진국의 기준은 삶의 질이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안드리아 로드리게스 마르티네스 박사는 연구 발표에 덧붙여 ‘청소년 시절의 건강한 몸무게와 키는 평생 개인의 웰빙에 이익을 준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도, 한창 꿈과 키가 커야 할 우리 아이들이 지나친 학업 강요로 인해 최소한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성장관리조차 보장받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