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또 퇴짜…美SEC "투자자 보호 미흡"

by김보겸 기자
2021.11.13 09:47:55

SEC, 반에크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거부
"사기와 조작 막을 방법, 충분히 못 보여줘"
비트코인 선물 ETF는 허용했지만 현물은 아직

지난달 19일 첫 거래를 시작한 프로셰어의 비트코인 선물 ETF. 현물 ETF 출시는 아직이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글로벌 투자운용사 반에크의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거부했다. 투자자를 보호할 방법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미 최초의 비트코인 ETF 현물 승인은 또 다시 미뤄졌다.

1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와 CNBC 등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산하 BZX거래소가 반에크 비트코인 ETF를 상장하기 위해 SEC에 규정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SEC가 이를 거절했다. SEC는 CBOE 측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기 거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부는 예상됐다는 분위기다. 앞서 SEC는 비트코인을 직접 추종하는 다른 ETF들에도 “투자자 보호 방안이 미흡하다”며 거부한 바 있다. 또 게리 겐슬러 SEC 회장이 과거에도 수차례 비트코인 현물보다는 선물 ETF를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현물 ETF가 승인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SEC는 지난 10년간 여러 금융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신청했지만 이를 거부하거나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비트코인 시장에 사기와 조작 가능성이 있고 관련 규제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SEC는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는 잇따라 허용하고 있다. 프로셰어 비트코인 선물 ETF는 지난달 19일부터, 발키리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지난달 22일부터 각각 거래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