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대한민국…충청도 내륙까지 아열대 기후로 변화
by김경은 기자
2021.07.22 07:38:51
21세기 후반, 한반도 1.8~4.7도 상승
폭염정책, 장기적으로 새판짜야
국민건강 위협에도 영향파악조차 손놓은 정부
단기적 대응 위주…장기적 대책 수립 필요 지적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번주 내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갈수록 폭염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도심의 녹지를 늘려 열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중장기적 도시계획과 지역별, 피해자별 맞춤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져 낮최고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동풍의 영향을 받는 서쪽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낮최고기온이 38도 이상 올라 매우 덥다. 기상청은 오는 25일까지 당분간 이같은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를 잡기 전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더위가 장기화되면서 올 여름은 역대급 더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월1일부터 7월20일까지 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를 기준으로 경남 밀양은 5일 중 하루꼴(10일)로 폭염이 찾아왔다. 특히 이번 폭염은 남부지방에 집중됐던 예년과 달리 내륙 도심으로도 찾아왔다. 중위지역에 속하는 충북 청주의 폭염일수가 이례적으로 8일을 기록하며, 예년 여름철(6~8월) 평균 폭염일수(11.6일)에 육박했다. 서울도 벌써 4일로 이대로라면 올 여름은 평년(8.7일)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단적 폭염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유발된 기후변화가 북극의 해빙 및 온도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지표면 위 제트기류를 약화시켜 동아시아, 북유럽 등에 이상기후를 유발했다는 학설이 가장 우세하다. 지난주 미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지역의 기온은 역대 최고치인 섭씨 54.4도까지 치솟았고, 캐나다에선 폭염으로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문제는 갈수록 폭염 수위는 더 세질 것이란 점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의 제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후반(2081~2100년) 전 지구 평균기온은 0.3~4.8도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는 21세기 말이 되면 전 지구의 온도 상승보다 가파른(1.8~4.7도) 상승을 보일 전망이다. 이러면 현재 남해안에 국한되는 아열대 기후는 21세기 말에는 충청남도까지 확대한다.
폭염과 열대야 등 고온 관련지수는 RCP8.5(온실가스 저감 없는 현재 추세) 시나리오 기준으로 21세기 말(남한 기준) 폭염은 35.5일, 열대야는 45.2일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평균 폭염일수(10.1일)와 비교하면 3.5배, 역대 가장 무더웠던 2018년(31일) 보다도 심각하다. 열대야 일수는 현 평균일수(5.1일) 대비 9배나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도시녹지총량제 도입, 독일 슈트카르트에서 시작된 바람길 조성 등 체계적인 도시계획하에 장기적으로 폭염정책의 판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녹지는 도심의 열기를 떨어뜨려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지금 대책들은 쿨링, 온열질환 중심인데 폭염이 장기화되면 단계를 높여나가며 대응할 폭염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부문, 물관리, 식중독 문제 등 부문별로 폭염이 장기화될 때의 플랜을 미리 짜놓는 것은 물론, 지역별·피해자별 맞춤형으로 대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