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그 장면]오로지 음악만이,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by이정현 기자
2018.09.01 06:00:00
영화 ''더 콘서트'' 마지막 연주곡
불행했던 차이콥스키 위로한 역작
세계가 인정한 한국계 아티스트가 연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음악은 영혼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아요.”
안드레이는 한때 유망한 지휘자였으나 지금은 볼쇼이 극장의 청소부다. 유대인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자리를 박탈당했다. 그런 그가 파리에서의 초청장을 받았다. 그리고 악단에서 쫓겨난 유대인 연주자들을 모았다. 연주할 기회가 없었을 뿐 음악만을 사랑하며 살던 이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뤘다. 2009년에 개봉한 영화 ‘더 콘서트’는 감상 포인트가 명확하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던 이야기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는 종반에 와서 색이 확실해진다. 짜임새의 아쉬움에도 차이콥스키의 선율이 주는 여운이 길다.
△차이콥스키를 위로한 ‘바이올린 협주곡’
러시아 음악의 거부인 차이콥스키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다. 동성애자였던 그는 자신을 사랑한 여인과 애정없이 결혼했다. 자녀를 얻을 수 없다는 좌절감과 동성애로 인한 주위의 따가운 시건 그리고 자괴감이 차이콥스키를 괴롭혔다. 요양을 위해 러시아를 떠나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을 여행하던 그는단숨에 곡을 써냈고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중 하나다. 차이콥스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기도 하다. 감미로운 선율과 더불어 격렬하고 화려한 바이올린 독주가 돋보이는 차이콥스키의 역작이다.
△세계가 주목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영국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10월18일 롯데콘서트홀이다. 미국 국적의 한국인인 그는 올해 24세로 젊지만 성숙한 연주로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와 퀸 엘리자베스 바이올린 콩쿠르에 최연소 입상했으며 한국계 최초로 영국 BBC 선정 신세대 예술인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을 기반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