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도시숲은 미세먼지 잡고 도시민 치유하는 숲"
by박진환 기자
2016.07.11 06:30:00
신원섭 산림청장, 취임 후 임업인 소득 증대에 주력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에 역점…"숲을 통해 국민행복"
"제2의 산림녹화가 필요한 시점,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 신원섭 산림청장이 8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숲의 중요성과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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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앞으로 도시숲에 주목해야 합니다. 도시숲은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정책대안이에요. 도시숲은 생명의 숲으로 불리게 될 것입니다.”
8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신원섭 산림청장은 “국민의 92%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등 환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며 “도시숲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도시숲의 조성 방식도 변화해야 합니다. 한정된 국가재정으로 전국의 모든 도시에 숲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비효율적입니다. 중앙정부·지자체와 기업, 국민이 함께 조성하고 관리하는 도시숲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가나 지자체는 토지를 제공하고, 기업이 재원을 분담하고, 시민은 같이 가꾸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신 청장은 모교인 충북대에서 1993년부터 20년간 임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과 산림 연구에 주력했다. 산림휴양과 산림치유 등 산림복지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2013년 3월 제30대 산림청장으로 임명된 뒤 그가 가장 먼저 중점을 둔 정책은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 임업인의 소득을 늘리는 일이었다.
“취임하면서 두가지 분야에 가장 중점을 뒀습니다. 우선 돈이 되는 숲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대부분의 산주들이 산에 나무를 심었지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고, 소득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숲이 갖는 공익적 기능은 그대로 가져가고, 6차 산업과 연결해 숲을 소비자가 요구하는 상품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산림청은 임업인의 소득 창출과 경영 활성화를 위해 산지 내 숲 속 야영장이나 산림 레포츠 시설 조성을 허용하는 등 산지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개혁에 나섰다.
“숲에 여러가지 치유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다양한 체험과 복지를 접목해 임업인의 지위를 상승시키고, 산림복지법 구축, 산림복지진흥원 개원 등 산림을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했습니다.“
신 청장은 일련의 산림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배경에는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고 했다.
“대학에 있을 때 정책자문에서 각종 위원회 일을 맡으면서 산림청이라는 조직을 많이 안다고 여겼지만 솔직히 관료조직에 대한 선입견도 적지 않았어요. 매사에 폐쇄적이고, 권위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와서 같이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산림청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일할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한 열정이 엄청난 훌륭한 공직자들입니다.”
그는 산림을 통한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 입안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산림청장을 맡아 이를 국가정책으로 완성했다.
산림복지는 기본적으로 숲을 통해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숲이 있어서 행복한 삶을 산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체감할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입니다. 숲은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재여야 합니다. 이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산림복지 정책입니다.“
신 청장은 숲 태교와 숲 유치원, 청소년 산림체험교육, 청년 산림레포츠, 산림 휴양, 산림 치유, 수목장 등 국민의 삶 전 부분에 걸쳐 산림녹화의 혜택을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림청은 ‘산림복지 진흥에 관한 법’을 제정, 지난 4월 시행에 들어갔다. 산림복지법 시행으로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을 위한 산림복지서비스이용권제도(바우처제도)를 통해 산림복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또 산림복지법 시행에 맞춰 산림복지문화재단과 녹색사업단을 통합,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을 출범했다. 이와 함께 산림문화와 휴양, 치유, 산림교육 등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국립산림치유원을 경북 영주 일원에 조성하고, 산림 휴양과 치유체험, 연구개발, 교육 등 산림을 바탕으로 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을 배우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산림청을 찾아온다. 신 청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산림복원은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제2의 산림녹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신 청장의 판단이다. 전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숲을 국가 경제발전 및 성장동력의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제 조건으로 산림을 잘 경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일례로 기존 임도가 3m였다면 앞으로는 10m 이상으로 넓혀야 해요. 또 산림의 노후화에 따른 갱신과 재조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50년, 100년 뒤를 내다본 뒤 필요한 수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즉, 지역별 차별화된 조림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신 청장의 지론이다. 신 청장은 “그동안 인력에 의존했던 임업을 기계화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파리 기후변화 협정 등 전 세계적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산림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없앨 수 있는 유일한 흡수원입다. 결국 산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국가적 도전이 될 것입니다. 오래된 산림을 재조림해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높여야 하며, 해외조림 등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1978년 충북대 임학과에 입학하면서 산림과 첫 인연을 맺었다. 캐나다 뉴브런즈윅대(석사), 토론토대(박사) 등을 거쳐 1993년부터 충북대 임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대학에선 산림휴양과 산림치유 등 산림복지 연구에 힘쓰며, 10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숲으로 가는 건강 여행’, ‘치유의 숲’ 등을 발간했고, 산림과 휴양, 치유 등에 관한 주제로 다양한 연구활동을 했다. 2013년 3월 산림청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산림정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산림복지의 수혜를 확대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숲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다. 2013년 7월 ‘산림복지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산림복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노력해 지난해 3월 ‘산림복지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데 일조했다.
[약력]△1959년 충북 진천 출생 △청주 운호고 △충북대 임학과 △캐나다 뉴브런즈윅대(석사) △토론토대(박사) △미국 아이다호대 파견교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교환교수 △산림치유포럼 부회장 △한국산림휴양학회장 △세계산림의학회 부회장 △산림치유연구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