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계약전 알릴의무 과도 적용 보험금 미지급 '제동'

by노희준 기자
2016.05.22 13:12:31

-금융회사의 불합리한 업무관행 개선 추진
-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 방식 개선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보험 가입시 과거 질병에 대한 치료 내역 등을 사실대로 알려야 하는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과도하게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회사의 불합리한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비흡연, 정상혈압 등을 충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지만, 가입률이 저조한 건강우대 특약(건강체 할인특약)의 안내 실태에 대한 당국 차원의 점검도 실시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 분쟁발생 영업점포에 대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확인하고, 근절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올해 4분기에 계약전 알릴의무와 관련해 보험회사 업무실태 점검에 나선다. 계약전 알릴의무란 보험계약자(피보험자)는 보험계약 체결시 보험사가 청약서에 질문한 중요 사항에 대해 사실대로 알려야 하는 원칙이다. 이를 고의나 중과실로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한 경우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는 최근 보험회사가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을 기계적으로 적용, 보험계약을 해지하거나 보험금을 미지급하는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점검이다. 가령 계약자가 가벼운 감기로 처방 받은 사실을 회사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지적이다. 혹은 계약자가 허리치료 사실을 고지하고 보험사는 별도 심사를 했지만, 정확한 병증과 치료기간 등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을 미지급하는 사례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또, 건강체 할인특약에 대한 보험회사 안내실태 현장점검에도 나선다. 건강체 할인특약은 사망을 주된 보장으로 하는 보장성보험에 부가되는 특약으로, 피보험자가 비흡연, 정상혈압 등 건강체 요건을 충족할 경우 할인보험료를 적용해주는 특약이다. 이를 적용받으면 평균 남자 8.2%, 여자 2.6%의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보험회사의 경우 건강체 할인특약의 가입률이 지난해 기준 0.14%에 불과하는 등 안내가 미흡한 실정이다.



또, 2인 이상 복수의 명의인이 예금주인 공동명의 예금에 대해 예금통장에 대표명의인 1인만 표기하는 잘못된 관행도 개선한다. 이 경우 대표명의인 1인에 의한 단독 예금인출 등 사고나 분쟁 발생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통장에 공동명의 예금임을 표시하고 공동명의인 총 인원수를 기재토록 했다.

이와 함께 변액보험(낸 보험료 일부를 주식, 채권에 투자한 성과에 따라 돌려주는 투자형상품)적합성 진단의 실효성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적합성진단은 계약자의 연령, 재산상태 등을 파악, 적합한 변액보험계약 체결을 권유하기 위한 절차인데, 계약자의 변액보험 가입을 전제로 계약자의 위험성향만을 확인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이밖에 보험회사 및 증권사의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에 개방형 형식의 질문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는 ‘예’나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는 폐쇄형 질문만 있다. 의사소통 어려움을 이유로 청각장애인을 보험상품 해피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문제도 개선한다. ‘영상통화 수화서비스‘를 활용하거나 보험모집과 관련 없는 제3자가 직접 청각장애가 있는 계약자를 방문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금융회사의 불합리한 업무관행 개선 추진 일정 <자료=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