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슐랭 스타가 온다…'음식 장인'들의 식도락 향연

by김진우 기자
2016.03.09 06:00:00

국내 특급호텔들 잇따라 해외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셰프 초청해 미식행사 개최
JW메리어트·웨스틴조선·롯데호텔 등 일본·중국·이태리 음식의 다채로운 향연
국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전무…미슐랭 2017년 서울판 본격적인 실사 들어가

△타카기 카즈오 셰프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타카기 카즈오는 일본 교토 지방의 계절 변화를 음식으로 담아낸 ‘가이세키(연회) 요리’로 유명한 일식 셰프다. 오사카와 고베 사이에 위치한 아시야에서 레스토랑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오너 셰프로 있는 ‘교료리 타카기’와 ‘코우지투’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2010년과 2013년 각각 ‘2스타’, ‘1스타’를 받을 만큼 유명하다. 타카기 셰프가 지난달 말 일주일간 한국을 찾았다. JW메리어트서울호텔에서 진행한 미슐랭 스타 초청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8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타카기 셰프와 같은 미슐랭 스타 셰프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국내 특급호텔들이 마련한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올해 들어서만 JW메리어트호텔과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서울롯데호텔에서 잇따라 해외 유명 미슐랭 스타 셰프들을 초청해 고객들에게 최고급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Michelin)이 매년 발간하는 레스토랑 평가서로 세계적으로 권위가 가장 높다. ‘1스타’는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집, ‘2스타’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만한 집, ‘3스타’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없고 내년 발간이 예정된 서울판에서 첫 미슐랭 스타가 탄생한다. 미슐랭은 서울에서 곧 본격적인 레스토랑 실사에 들어간다. 미슐랭 가이드가 한국에 관심을 가질 만큼 서울이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타카기 카즈오 셰프가 JW메리어트호텔 주방장들에게 일식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사진=JW메리어트
미슐랭 스타 셰프는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보통 1~2명의 보조 셰프와 플레이팅 전문가를 대동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현지 레스토랑의 문을 닫고 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만큼 초청하는 호텔입장에서는 비용면에서 부담이 크다. 미슐랭 스타 셰프를 초청하고 싶어도 아무 곳에서나 데려올 수도 없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JW메리어트호텔과 웨스틴조선호텔은 각각 글로벌 호텔체인인 메리어트와 스타우드 그룹에 소속돼 있고, 롯데호텔은 국내 1위 호텔체인이다.

호텔업계에서 30여년 간 마케팅을 담당한 쉐라톤그랜드인천 호텔의 안현정 이사는 “그동안 미슐랭에는 ‘홍콩이라면 모를까 한국에는 왜 가’ 하는 정서가 있었다”며 “미슐랭 스타 셰프는 TV에서 인기를 끄는 연예인 셰프와는 차원이 다른 ‘음식 장인’”이라고 말했다.



타카기 셰프는 이번 행사에서 국내 고객들에게 △동백 꽃 모양의 관자 △복어 아라레 튀김과 표고버섯 △미나리를 곁들인 일본식 수프 △앙 소스의 도묘지와 놀래미 조림 등 다양한 일식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2013년부터 4년째 미슐랭 셰프 초청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JW메리어트호텔은 오는 8월 중국 황실음식의 장인으로 미슐랭 2스타 셰프인 아이반 리를 초청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타카기 카즈오 셰프가 고객들에게 음식을 설명하며 서빙을 준비하고 있다./사진=JW메리어트
웨스틴조선호텔은 오는 14일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아이피오리(Ai Fiori)의 PJ 칼라파 셰프를 초청한다. 미슐랭 1스타인 아이오피리는 뉴욕을 대표하는 레스토랑 그룹인 알타마레아에 소속돼 있다. PJ 칼라파 셰프는 이탈리아 리구리아와 프랑스 리비에라 연안 지역의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코스 메뉴와 와인을 선보인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오는 25일에는 미슐랭 2스타로 교토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들다는 일식당 ‘기온 사사키’의 오너 셰프 히로시 사사키 씨를 초청해 갈라 디너를 연다.

△PJ 칼라파 셰프
롯데호텔은 일본과 홍콩에서 각각 미슐랭 2스타를 초청한다. 중식당 도림은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홍콩의 ‘선통록’에서 셰프를 초청해 광동 요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29일부터 31일까지는 일본 도쿄에서 메이지 시대부터 이어온 ‘하마다야’의 셰프를 초청해 가이세키 요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고객에게 좋은 메뉴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호텔 입장에서는 선진 미식문화와 교류하고 스태프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며 “국내에서 미슐랭 스타 셰프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