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뜨거운 겨울유혹이 왔다…노천온천 열전
by강경록 기자
2015.12.18 06:16:00
설악워터피아…'보양온천 1호' 관절염에 효과
리솜스파캐슬 천천향…한방탕·재즈탕 등 골라드는 재미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물줄기로 '水치료'
파라다이스호텔 씨메르…눈앞에 해운대·동백섬
리솜포레스트 해브나인 힐링스파…체질진단해 맞춤형
| 충북 제천에 자리한 리솜포레스트 ‘해브나인 힐링스파’의 노천스파존 전경. 주론산 산줄기에 둘러싸여 아늑하고 운치가 있다. 총 9가지 테마로 30여가지 스파프로그램을 마련해 연령별·체질별·시간별로 이용할 수 있다(사진=리솜포레스트). |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훌훌 벗어버린 몸을 자연에 맡기고 지친 눈을 감는다. 이마는 솔숲을 지나온 찬바람이, 몸은 땅밑에서 솟은 들끓는 물살이 맡는다. 눈을 뜨면 탁 트인 전망, 푸른하늘과 굽이치는 산줄기를 따라 흐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미 머리는 맑아졌고 굳은 몸은 나긋하게 풀려 있다. 야외에서 즐기는 온천욕, 노천탕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각별한 체험이다. 오랜만에 수은주까지 뚝 떨어져 겨울도 제모습을 찾았다. 물 좋고, 경치 좋은 온천을 찾아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어지는 때다. 특색있는 노천탕이 있는 곳으로 겨울 온천여행을 떠나 보자.
◇국내 최초 온천 테마파크 ‘설악워터피아’
1997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온천 테마파크. 국내 물놀이 테마파크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설악워터피아다. 8만㎡(약 2만 4000평)의 대규모 파크 속에 물놀이시설 11종과 아쿠아풀, 노천스파 등을 갖춰 온천강국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의 거대한 시설을 구비했다. 하지만 워터피아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시설보다는 ‘물’이다. 지하 680m에서 끌어올린 용출온도 49도의 천연 온천수가 하루 3000t씩 쏟아진다.
온천수의 성분은 나트륨·칼륨·칼슘·마그네슘 등 양이온을 비롯해 탄산수소·염소·탄산·황산 등. 피부미용은 물론 피로감·불면증·고혈압·신경통·관절염에도 좋단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안전행정부로부터 국내서 처음으로 ‘보양온천’이란 승인을 받았다. 온천수의 수온, 성분과 내부시설, 주변환경 등을 기준으로 볼 때 건강증진과 심신요양에 적합한 온천이란 뜻이다.
워터피아를 제대로 즐기려면 온천시설을 미리 알고 챙기는 게 좋다. 노천 스파밸리의 에어스파는 물 마사지로 신체의 각 부위에 충격을 주는 한방 침 효과가 있다. 수령 400년 이상 된 히노키 원목으로 만든 우드스파는 삼림욕 효과가 있고, 웰빙스파는 신진대사 촉진과 노폐물 제거, 스트레스 해소 등에 좋다. 레인스파는 마사지 효과로 류머티즘·관절염·신경통·요통 등에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아쿠아돔 하이드로포켓, 플로팅, 벤치쳇, 드림베스 등도 마사지 효과가 탁월하다.
| 국내 최초의 온천 테마파크인 ‘설악워터피아’. 한겨울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
|
◇천연 게르마늄 온천인 ‘리솜스파캐슬 천천향’
충남 예산의 리솜스파캐슬 천천향은 용출온도 49도인 천연 게르마늄 온천이다. 게르마늄 온천수는 아토피피부를 가진 아이들에게 좋고 신경통·관절염·성인병 등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울에 일반 워터파크는 일부 실내에서만 운영하는 것과는 달리 온천 파도풀과 워터슬라이드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천천향에선 다양한 스파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와한방탕·클래식탕·가야금탕·재즈탕·유러피안스파 등 실내외에 20여개의 다양한 테마스파가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바데풀’은 인체 경락에 따라 11종 29가지의 다양한 수압마사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일상의 피로를 풀기에 딱이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연인이라면 캔들스파·로맨틱스파·아쿠아바를 추천한다.
스릴 있는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워터슬라이드 마스터블라스터, 튜브슬라이드, 스피드슬라이드, 1.6m가 넘는 파도를 타는 급류 파도풀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물놀이에 지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찜질방 ‘사랑채’를 찾아가면 된다. 또 어린이를 위한 키즈카페, 실내 방갈로 등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찾을 만한 쉼터를 갖췄다. 온천 내에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곳곳에 설치한 미끄럼 방지패드는 아기자기한 배려다.
| 천연 게르마늄 온천인 ‘리솜스파캐슬 천천향’의 파도풀. |
|
◇동양 4대 유황온천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충남권 온천의 메카 하면 당연히 아산시 도고면이다. 동양 4대 유황온천지역으로 꼽힌다. 그중 지존은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다. 치유와 놀이를 함께하는 힐링테마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총 2만 5437㎡(약 7800평) 규모에 5000명까지 수용하는 매머드급인 데다가 아토피에 특효라는 온천수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하이라이트는 ‘수’(水)치료. 대표시설 중 하나인 실내 바데풀은 다양한 압력의 물줄기와 공기방울이 신체 각 부분을 자극해 물리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150m로 넉넉한 길이를 자랑하는 실외 유수풀과 함께 유아풀, 키즈풀까지 갖추고 있으니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그만이다.
사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히노키 테마탕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거친 스파 도고 이전의 도고온천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용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의 기(氣)’를 받기 위해 수많은 CEO와 유명인이 이곳을 찾아 몸을 담그고 있다고 소문이 났다.
| 동양 4대 유황온천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의 야외풀 겨울풍경. |
|
◇해운대 앞바다 품은 ‘부산파라다이스호텔 씨메르’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바다를 바라보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온천이 있다. 부산파라다이스호텔의 오션스파인 ‘씨메르’다. 원래 이곳 야외스파는 해운대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해운대 명소로 통하던 곳. 사실 해운대는 유명한 온천지대다. 2012년 시설을 고급화하고 서비스 질을 높여 프리미엄 스파로 다시 태어났다. 씨메르(Cimer)는 프랑스어로 하늘(Le Ciel)과 바다(La Mer)를 합친 말로, 하늘과 바다를 품은 자연친화적인 스파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지하 275m에서 솟아나는 100% 천연 온천수를 쓴다. 피부병·신경통·고혈압 등에 좋다고 한다.
일단 스파에 들어서면 근사한 광경이 펼쳐진다.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정원 같은 느낌. 해운대 앞바다와 오륙도, 동백섬 등이 내다보이는가 하면 눈앞에 펼쳐진 수평선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곳곳에 심은 해송과 향나무는 심신을 편안하게 해준다.
1395㎡(약 400평) 규모의 스파에는 테마별 공간이 알차게 들어앉아 있다. 압권은 오션 스페이스다. 바다 쪽 가장자리에 위치해서 자세를 낮추면 마치 스파가 바다와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싱가포르 마리나샌즈호텔, 하와이의 리조트 등에서나 볼 법한 풍광이다. 요금이 좀 비싼 것이 흠이다.
| 눈앞에 해운대 앞바다가 펼쳐진 ‘부산파라다이스호텔 씨메르’. |
|
◇한겨울 숲속 야외스파 ‘리솜포레스트 해브나인 힐링스파’
충북 제천 리솜포레스트는 힐링을 테마로 한 온천으로 유명하다. 특히 ‘해브나인 힐링스파’는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피니티풀 형태로 대형 노천스파 주변을 둘러싼 숲의 전망이 일품이다. 뒤편에는 해발 903m의 주론산이, 좌우로는 박달재와 이어진 팔왕재가 감싸 안고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특히 정면은 탁 트인 전망을 갖춰 최상의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스파를 즐기는 동안 통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겨울숲의 풍경은 또 다른 힐링인 셈이다. 이런 호사도 드물다.
해브나인 힐링스파의 콘셉트는 손때가 묻지 않은 무공해 자연에서 치유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 한방힐링·아쿠아힐링·에코힐링·키즈힐링 등 9가지 테마로 30여가지 프로그램을 연령별·계절별·시간대별로 마련했다. 스파시설은 성인용 힐링스파존, 패밀리용 아쿠아플레이존, 야외 노천스파존, GX 힐링존, 찜질스파존으로 구분한다.
그중 2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사상체질 스파’와 ‘물가마’로 불리는 ‘피톤치드 물 에너지 스파’다. 사상체질 스파는 4000원의 별도요금을 내면 체질을 분석해서 체질에 맞는 욕탕을 권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피톤치드 물 에너지 스파는 물 에너지를 열로 바꿀 때 발생하는 원적외선을 이용해 체내 독소를 해독한다는 원리다. 성분과 온도가 다른 탕을 비롯해 휴식, 사우나 등을 순서에 맞게 체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