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5.01.24 09:00:0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을 내놓은 현대차(005380)의 주가 흐름이 심상찮다. 한국전력 서울 삼성동 부지 매입 이후 자사주 매입 방침에도 영 힘을 쓰지 못하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다시 17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1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 2.04%(3500원) 하락한 16만8000원을 기록한 이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특히 이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시행 결정으로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던 것을 비춰볼 때 현대차의 부진은 특히 더 뼈아팠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 1조8756억75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1조9000억원대에 못 미친 것이다. 매출액은 전년비 7.5% 증가한 23조57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8%대에 머물렀다.
증권가는 목표가 줄하향에 나섰다. 부진한 4분기 실적은 물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실적은 쉽지 않은 영업환경을 보여줬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겠지만 신차 효과가 2분기 이후 나타나 단기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다.
양희준 B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미 낮아진 기대치조차 하회하면서 올해 업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면서 “4분기 실적 하회요인들이 여전히 유효한 데다 올해 전망에 대한 긍정적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계증권사도 부정적이다. 노무라 금융투자는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내렸다.
안젤라 홍(Angela Hong) 노무라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이머징통화 절하, 프로모션 비용 등으로 매출 증가에도 매출총이익률(GPM)이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고 연구개발(R&D) 비용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긍정적 요인을 꼽히는 것은 배당 확대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1950원이었던 배당금을 3000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차 수요 증가율이 둔화해 성장이 정체되는 등 업황 모멘텀이 약하지만 배당을 확대했고 중간 배당도 검토 중인 만큼 주주친화정책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성이 낮긴 하지만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매수하기 적절한 때라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