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벤처들, 글로벌 투자유치 잇따라
by김현아 기자
2014.12.07 09:0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003600)그룹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전센터)에서 육성중인 벤처기업들이 국내외로부터 거액을 투자받고,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대전센터가 확대 출범한 지 2개월여만에 입주 벤처기업 10개 가운데 5개가 국내외에서 1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엑센은10억원을 투자받아 입주 업체 가운데 최고액을 기록했다. ㈜엑센은지난 5일 벤처창업기획사인 액트너랩에게서 1억원을 투자받는 협약식을체결했다. ㈜엑센은 또 정부와의 메칭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9억원을 추가 지원받는다.
| (주)엑센 김준웅 대표(사진 왼쪽)와 벤처창업기획사인 액트너랩 조인제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액트너랩 사무실에서 투자협약식을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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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이와 관련 대전센터에 입주한 10개 벤처기업에 2000만원씩 초기 창업지원금을 전달했다. SK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초빙한 멘토들도 투자자로 참여했는데, 2억원의 추가 펀딩이예정된 벤처기업이 생겨나는 등 크고 작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엑센은 2012년 10월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이산화탄소 센서를 활용해 스마트홈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엑센의 기반기술이 그룹의 ICT와 결합하면 상업적으로 응용분야가 많다고 보고, 시장가치를 극대화시키는인큐베이팅을 진행했다. SK는 또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사물인터넷(IoT)진흥 주간’ 전시회에 SK텔레콤의 동반 전시업체로 참여시켰다. 인지도를 제고해 판로개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액트너랩양홍춘 이사는 “다양한 가스를 감지해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응용가능한사업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면서“대기업이 기술과 시장성을 인정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주요 대전센터 입주 벤처기업 (출처: SK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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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엔젤 1세대 대표주자인 대덕벤처파트너스의 강중길 대표와 KITE창업가재단의 김철환 대표 등 대전센터의 멘토들도벤처기업 2곳에 초기 투자금 2억원을 지원했다. 강 대표 등은 지난 9월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벤처 투자 전문가들이다. 유명 투자가들을 끌어들여 인큐베이팅과투자를 동시에 유도하고자 한 SK그룹의 복안이 적중한 셈이다. 강 대표 등은 투자자를 추가로 유치해 투자금 규모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벤처기업들은 연구개발비, 시제품 제작, 해외 전시회 참여 등 그간 ‘숙원사업’을 해결하는데 투자금을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투자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엠투브는미국계 벤처캐피탈인 DEV에게서 2만 달러를 유치했다.지난 10월대전센터 입주 벤처기업 대표를 만나 투자가능성을 검토했던 미국의 유명 벤처창업기획사 랩 나인(Lab Ⅸ)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랩 나인은 최근 예비창업가 박지만씨 등 3개 업체 대표에게 “투자여부를 조만간 결정짓겠다”는 의향서를 보냈다. 결과에 따라 미국 실리콘벨리에조기 진출하는 벤처기업이 생겨날 수 있다.
대전센터입주벤처기업에 신규 인력이몰려드는 긍정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나노람다코리아는 미국 박사학위를 소지한 나노기술 전문가,㈜알티스트는 2명의 석사급 기술자를 채용했다. ㈜테그웨이는 LG전자와 옛 하이닉스반도체의 연구개발자를 양산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엠제이브이는 전문 웹디자이너를 채용해 예전 회사 대표가 손수 디자인하던 작업을 전담시켰다. 대전센터에 입주한 10개 벤처기업의 직원은 종전 41명에서 46명으로 두 달 만에12% 이상 증가했다.구인 광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거의 없었던 과거와 확연해 달라졌다.
㈜나노람다코리아 최병일 대표는 “대전센터 입주후 회사신뢰도와 인지도가 올라가 인력충원이 쉬워졌고 고객과 사업 협의하기가 한결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금 유치와 직원채용 등으로 기업 운영이 안정화되면서 ㈜알티스트와㈜씨메스는지난달 각각 7600만원과 2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사 후 첫 매출로 대전센터 입주 한달 여 만에 발생한 실적이다.
황근주 SK그룹 창조경제혁신(CEI)센터장은“SK와 대전센터의 지원으로 벤처기업의 불안감이해소되고 상품개발과 사업화에 집중하면서 투자유치, 기술인재 영입, 매출증가 등 ‘창조경제’의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연내300억 규모의 투자 펀드가 조성되면 창조경제의 성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