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동부그룹, 전면적 사업구조조정 착수

by류성 기자
2013.11.17 10:45:33

동부하이텍,동부메탈,동부제철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매각
금융,철강,전자,농업·바이오 등 4개 분야에 주력 방침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동부그룹이 마침내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동부그룹이 17일 내놓은 자구계획안을 보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2015년까지 모두 매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준기 회장도 보유 계열사 지분 일부를 처분해 1000억원 가량의 사재를 출원할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이날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무리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2015년까지 졸업하고, 사업 측면에서는 앞으로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대 주력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동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자구노력 확대 요청을 적극 수용하는 한편, 재무구조를 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선 동부하이텍은 보유 중인 동부메탈 지분 등을 처분해 차입금을 대폭 축소한 뒤 매각키로 했다. 그 동안 동부가 의욕적으로 육성해 온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을 떼낸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이에 대해 동부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반도체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메탈은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31.28%)에 김준기 회장이 1인 대주주로 있는 동부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31%)과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8.5%)을 합쳐 70.78%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및 당진항만 매각 외에 동부특수강 IPO, 유상증자, 보유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2조 35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규모을 내년에는 1조원 이하로, 2015년에는 9000억원 이하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269% 수준인 부채비율도 내년에는 154%, 2015년에는 140%까지 낮아지게 된다.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비롯한 각종 자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동자동 오피스빌딩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데 이어,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처분을 위한 막바지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동부팜한농은 울산, 김해 등지의 유휴부지 및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동부CNI 등 다른 계열사들도 각종 유형 자산과 지분 등을 처분해 자구계획에 힘을 보탠다.

동부는 이러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약 3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동부는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을 매각하면 이들 두 회사가 갖고 있던 차입금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부는 이같은 자구계획을 조속히 실현시켜 현재 6조 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을 2조 9000억원대로 대폭 줄이고, 부채비율은 현재 270%에서 170% 수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은 현재 0.14배에서 1.6배로 개선해,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완전히 졸업한다는 계획이다.

동부는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앞으로는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주력 4개 분야에 사업을 집중할 방침이다. 동부 관계자는 “앞으로 불경기가 3~4년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체질을 굳건히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분야는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금융 선진국인 미국 본토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철강분야는 합금철부문을 매각하고, 전기로제철사업의 안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키로 했다. 특히 동부제철은 인천공장과 당진항만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체제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전자분야는 부품사업인 반도체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가전, 로봇, LED, IT 등 세트사업 중심의 B2C 분야를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농업·바이오분야는 기존 농자재분야의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분야에 전념키로 했다.

한편 김준기 회장은 최근 주요 임원회의에서 “이제 주요 회사들의 투자가 모두 끝난 상황이므로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일에 집중시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기필코 졸업하자”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