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호 굽네치킨 대표 "셋째 아이 낳으면 3050만원 쏩니다"

by이승현 기자
2012.11.05 08:10:27

출산장려금 지원 등 복지 큰 회사로 만들고파
가맹주-고객-직원 신뢰 우선, 7년만에 매장 866곳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홍경호 지엔푸드 대표는 구워 먹는 치킨의 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 다른 면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임직원들이 아이를 출산하면 거액의 장려금을 주는 것이 알려지면서 ‘통큰 경영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엔푸드는 임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축하하는 의미에서 첫째 출산 시 50만원, 둘째 출산 시 1000만원, 셋째 출산 시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셋

홍경호 지엔푸드 대표 한대욱 기자
째까지 낳으면 총 3050만원의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귀가 솔깃해지는 얘기다.

홍 대표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동은 사업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지난 2005년 처음으로 굽는 치킨을 내놨을 때만 해도 치킨을 구워 먹는다는 인식 자체가 거의 없었다. 주변에서는 ‘너무 파격적인 도전 아니냐’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치킨업계에 10여년간 일하면서 예측한 시장 트렌드에 대한 확신이 있어 과감하게 도전을 했다.

홍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식품업계에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고 이는 치킨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것이 바로 오븐에 굽는 치킨이다.

치킨은 기름에 튀겨야 제 맛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븐에 구워 속살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신개념 치킨을 개발했다. 반응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폭발적이었다. 굽네치킨은 3년만에 35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는 866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홍 대표의 신조는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회사를 경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엔푸드의 3대 고객, 즉 가맹점주와 소비자,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굽네치킨이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맹비나 교육비, 보증금 등 창업비용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은 모두 가맹점주들을 위한 배려다. 이를 통해 본사와 가맹점주 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이는 가맹점주가 지인들을 소개시켜주는 관계로 발전했다.



소비자들을 위해선 신선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닭 사육부터 도계, 닭고기 가공까지 원스톱으
로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전북 정읍에서 운영 중인 가공공장에서는 닭고기를 한 마리씩 개별포장해 위생·안전을 고려하고 있다. 주5일 배송 역시 신선함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을 위한 배려 역시 남다르다. 앞서 얘기한 출산장려금 제도가 대표적이다. 홍 대표는 “부모가 없어도 혼자가 아닌 2~3명의 형제끼리 의지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라며 “저 역시 셋째를 낳아 2000만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또, 임직원들의 자녀 교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인 이상 자녀를 두고 있는 임직원 자녀 모두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배려 덕분인지 지엔푸드는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장기근속자가 많고 이직율이 낮은 편이다.

홍 대표는 입버릇처럼 “사업을 잘해서 회사를 크게 키우고 싶다”며 “대신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아니라 돈을 잘 쓰는 회사로 유명해지길 바란다. 기부, 복지가 커지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홍 대표의 꿈은 해외에서 패스트푸드 사업을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치킨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 있고, 관련 메뉴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굽네치킨으로 국내에서 굽는 치킨 돌풍을 일으켰던 홍경호 대표가 머지않아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패스트푸드로 돌풍을 일으키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