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포드가 떠날때 기아차가 왔다"

by김보리 기자
2010.02.26 09:00:00

조지아 공장, 직간접 고용만 5100여 명..2012년까지 2만개 일자리 창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1시간 반 거리에 위치..시너지 효과
지역사회 발전 공헌 `든든한 동반자` 역할

[애틀란타=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웨스트포인트시에 들어선다고 했을 때 나를 포함한 모든 주민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다른 지역이 아닌 우리 지역에 기아차가 공장부지를 선택한 것은 행운입니다"

기아차(000270) 조지아 공장이 위치한 웨스트포인트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카터 브라운 씨는 이렇게 말했다.

24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애틀란타에서 북동쪽으로 134Km 떨어진 웨스트포인트시(市). 인구 2만여명의 미국 남부의 전형적인 낭만과 여유가 묻어나는 이 도시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상기된 분위기였다. 도로에는 기아차 광고판이 보였고, 판매된 지 한 달 남짓 된 쏘렌토R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조지아 공장은 한적한 소도시를 미국 남부의 자동차 중심지로 바꿔놨다. 특히 지난 2007년과 2008년 포드와 GM이 각각 조지아주 지역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폐쇄한 와중에 기아차는 오히려 공장을 준공했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의 기아차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 웨스트포인트 시 내에 설치된 `고맙다. 기아차`란 표지판
`Roger's BBQ`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데비 윌리암 씨는 "기아차 덕에 온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다"면서 "기아 직원들이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현재 현지인 1100여명, 동반 진출한 25개 협력업체도 4000여 명을 채용했다. 51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냈다.

기아차는 웨스트포인트 시의 그야말로 늦둥이 효자로 통한다. 조지아 공장에 대한 분석도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조지아공대 기업혁신연구소는 기아차와 협력사, 관련 서비스 업종이 지난해 말까지 총 1만1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2012년까지는 인근 9개 지역에 2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적 효과가 6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아주 최대 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도 지난해 말 기아차 조지아공장과 협력업체들이 모두 20억 달러를 조지아에 투자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밀농사를 주업으로 살아왔으며 이마저도 쇠퇴의 길을 걷고 있던 웨스트포인트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 준공으로 활력이 넘쳐났다. 웨스트포인트 시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지난 2년 동안 오히려 식당, 사무소, 편의점 등 크고 작은 사업체가 23개가 생겨났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부품 현지화율을 82%로 크게 높여, 동반진출한 25개사 부품사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 연간 생산 30만대가 되는 2013년에는 협력업체들도 7500여 명으로 고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지아 공장 건설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얼어붙은 건설 경기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기아차가 조지아 공장 건립에 투입한 자금은 10억 달러.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근무하는 허버트 헨더슨 씨는 "기아차 들어온 이후 돈이 들어오고 호텔, 레스토랑이 지어지고 있다"면서 "기아가 밀농사로 근근이 버티던 도시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조지아 공장은 2005년 초 현지사업 타당성 검사, 이듬해 3월 조지아 주정부와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2006년 10월 첫 삽을 뜬 지 3년 1개월 만인 2009년 11월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 기아차 조지아 공장 전경
기아차가 미국 공략의 전초기지로 웨스트포인트를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리적 매력을 들 수 있다. `차타쿠치`라는 다리만 건너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위치한 몽고메리 시다.

이로써 현대차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쏘나타와 싼타페를 만드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자동차로 불과 134Km 떨어진 거리로 차로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조지아 주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도 한몫했다. 주정부는 지난해 3월 기아차 조지아 공장 주변에 약 1966평 규모의 `기아 조지아 트레이닝센터`를 건립했다. 이 곳에는 근로자들의 작업 숙달을 빨리 적응시킬 수 있도록 각종 강의실, 조립라인을 축소한 다목적 홀 등이 갖춰져 있다.

조지아 주 정부 관계자는 "근로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퀵스타트`프로그램 직원들의 적응 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다"면서 "미국 철도운영업체인 CSX사도 조지아 공장 내부로 들어오는 철도를 새로 깔아 물류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공장과 고속도로에 새로운 인터체인지 기아 파크웨이`와 `기아 블러브드`등을 개통해 물류 이동을 쉽게 했다.

기아차 또한 서브조지아 병원과 레니어 헬스 서비스 센터에 기부금 전달, 챔버스 청소년 클럽 후원, 빈민층 집 짓기 자원봉사 등으로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있다.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서 기아차는 `한 때 스쳐 지나가는 외국기업`이 아닌 지역과 함께 성장, 발전해 나가는 든든한 동반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