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07.18 08:32:37
[이것이 부동산테크]10명 중 7명 대출… 집값 38%는 ‘빚’
서울 강남·강서·노원구·용인시 30평형대 조사
[조선일보 제공] ‘올해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대출을 받았을까.’
올해 수도권에서 3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한 10명 중 7명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집값의 38% 정도를 은행에서 빌렸다. 지역별로 집값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서울 강북(47%)이 강남권(33%)보다 높았다. 하지만 대출 액수는 집값이 비싼 강남권이 다른 지역보다 2배 정도 많았다. 본지 부동산팀이 ‘부동산 114’와 공동으로 서울 강남·강서·노원구와 경기도 용인시의 30평형대 아파트 9개 단지를 선정, 올해 매매거래가 체결된 13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아파트의 등기부 등본을 통해 금융권의 대출 여부와 대출금액을 파악했다. 시세(하한가) 대비 대출금의 비율은 강남구가 33.1%로 가장 낮았다. 강서구(33.5%), 용인시(40%), 노원구(47.1%) 순으로 높았다. 비율이 낮을수록 주택 구입시 자신의 자금이 많이 들어갔다는 의미이다.
◆강남구 평균 대출금 2억7798만원
강남구는 대출 비율은 가장 낮았지만 대출액수는 집값이 비싸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정도 많았다. 강남구의 조사대상 아파트 가격(하한가 기준)은 평균 8억3884만원이며 대출 금액은 2억7798만원이었다. 용인시는 1억8635만원(집값 4억6552만원), 노원구는 1억5446만원(3억2818만원), 강서구가 1억3432만원(4억80만원)이었다.
대출을 하나도 받지 않은 가구도 전체의 31%나 됐다. 대출을 받지 않은 비율은 강남이 21.2%, 강서가 24.2%, 노원구 35.3%, 용인이 44.1%였다. 용인의 경우, 대출을 받지 않은 사람이 많은 이유는 전세를 끼고 사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용인의 조사대상 아파트에 집주인이 거주하는 비율은 17%로 가장 낮았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강북 지역은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용인은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제2 금융권 이용 거의 없어
담보대출을 받은 92명 중 89명이 대출이자가 낮은 제1 금융권을 이용했다. 제2 금융권 대출자는 3명에 불과했다. 1·2 금융권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가구는 하나도 없었다. 제1 금융권 담보대출자들의 매년 평균 이자상환액(연 6%)은 강남구가 1668만원, 용인 1118만원, 노원구 927만원, 강서권 859만원 정도이다.
지나치게 대출의 비중이 높은 투기적 수요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가구도 3가구나 됐다. 특히 제2 금융권을 통해 7억5833만원을 대출받아 강남권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은 연간 이자 부담만도 연 7500만원(이율 10% 기준)이 넘는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전반적으로 대출 비중이 높지 않아 집값이 어느 정도 하락해도 은행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주택 구입자들은 지나치게 대출비중이 높아 집값이 하락할 경우 대출금을 회수당할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동명의 비율이 30% 육박
공동 명의의 비율은 전체가 27.6%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구의 공동명의 비중이 39.4%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공동명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여성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데다 집을 팔 때 양도세 등의 절세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입자들의 연령은, 강남구와 강서구는 모두 30대가 42%로 가장 높았다. 노원구는 40대가 61%로 압도적이었다. 용인은 30대가 32.4%, 40대가 38.2%, 50대 이상 26.5%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