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홍정민 기자
2006.01.11 08:20:51
中 무역흑자 사상최대 전망에 통상압박 재점화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지난해 중국의 총 무역흑자와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국, EU(유럽연합) 등 주요 교역국들이 다시 중국에 대한 공격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중국이 인위적으로 환율을 낮추면서 교역상 부당한 이득을 챙겨왔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위안화 절상에 초점을 맞춰왔다.
특히 오는 12일 미국의 11월 무역수지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미국내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1월 무역적자가 66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10월의 689억달러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의 맥스 바우커스 상원의원은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 경영자 모임에서 연설을 갖고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중국의 조치가 없다면, 미국 정부는 미국으로 오는 중국산 수출품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우커스 의원은 보 시라이 중국 상무부장 등 중국 고위관료들과 만났으며 이들에게 미국내 점증하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와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통화 규제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으며 중국의 통화정책이 시장개방 약속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관료들이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는 듯 보였으나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25% 확대된 200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중국이 위안화 추가절상 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바우커스 의원은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China)에서도 연설을 갖고 "현재 미국내에는 상당한 경제적 불안감이 확산돼있다"면서 "중국의 조치가 없을 경우, 고관세 부과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무언가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만 미국내 보호무역 정서를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은 지난해 총 무역규모가 전년보다 23% 늘어난 1조42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과 수입 규모를 별도로 분류해 공개하지는 않아 구체적인 무역흑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가 전년 대비 세배로 확대, 102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벤 심펜도퍼 전략가는 "중국의 무역흑자 확대는 다른 국가들이 중국 정부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줄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상당함을 감안할 때, 위안화가 5% 이상 절상되지 않는다면 중국의 전반적인 무역수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