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태호 기자
2001.04.03 08:57:23
[edaily]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NAPM 제조업지수로 상승세를 타던 뉴욕증시가 미-중 긴장고조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급랭, 나스닥지수가 1800선도 무너지면서 지난 98년 11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지수 역시 세자리수 폭락했다. 더구나 어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실적악화 경고도 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만해도 보합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양상을 보였으나 정오무렵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 결국 심리적 지지선인 지수 1800선이 무너지면서 지난 98년 11월이후 2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주말보다 3.11%, 57.19포인트 하락한 1782.97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 어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실적악화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보이면서 한때 지수 10000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지만 역시 정오무렵부터 급락세로 반전, 한때 지수 9700선을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으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지수는 전주말에 비해 1.02%, 100.85포인트 하락한 9777.9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전주말보다 1.25%, 14.47포인트 하락한 1145.86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 2000지수 역시 전주말보다 2.39%, 10.78포인트 하락한 439.7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 곰 발톱에 찔린 반도체, 컴퓨터 .. 일제히 약세
반도체와 컴퓨터업종이 일제히 밀렸다. 반도체 부문이 바닥에 들어섰다는 관측은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다. 곰(침체장) 발톱에 찔린 반도체와 컴퓨터 업종으로 표현됐다. 시장은 다시 3일 오전(현지시간) 발표되는 반도체산업협회의 2월중 세계 반도체 판매량 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필리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7% 하락했으며 컴퓨터의 골드만삭스 하드웨어지수는 3.7%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던 마이크론이 12.7% 하락했으며 KLA탠코가 11.5% 떨어졌다. 노벨러스 시스템은 10.6% 밀렸다. 컴퓨터에서는 휴렛팩커드가 7.5% 떨어지고 델컴퓨터가 6.33% 하락했다.
메릴린치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스테인버그는 "경기는 약한 것이지 긴축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국 경기의 U턴 V턴 회복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부문에 대한 기업투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견해로 기술부문의 둔화는 순환적인 것이며 2002년에는 기업들의 기술부문에 대한 투자가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며 WR햄브레히트는 알테라와 사일린스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시켰지만 이날 주가에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분석가인 리처드 가드너는 리서치노트에서 미국 데스크탑 PC출하량의 증가율이 3월11일부터 시작된 주에도 감소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약 3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트북 PC에서도 14% 정도 밀린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네트워킹-인터넷 약세..통신은 상승
나스닥지수가 29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인터넷 업종도 하락했다. 야후는 실시간 증권시세 서비스를 공개했으나 11%나 급락했고 아마존도 장중한때 신저가를 기록한 끝에 11% 이상 하락한 채로 장을 마쳤다. 이 밖에 AOL타임워너도 7% 이상 떨어졌으며 e베이와 CMGI도 약세를 보이며 이날 골드만삭스 인터넷 지수는 4.99% 하락했다.
B2B업종에서는 아리바가 실적악화를 경고하면서 18% 가까이 폭락했고 커머스원이 15.86%, 버티칼넷이 10.84%나 떨어진 것에 영향을 받아 메릴린치 B2B지수가 9.52% 떨어졌다.
네트워킹 업종에서는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루슨트가 11%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JDS유니페이스도 10% 가까이 떨어졌으며 노텔과 시스코도 하락했다. 코퍼 마운틴, 브로드컴, 코비스, 테라욘 등의 소형주들도 일제히 하락해 이날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4.52% 하락했다.
통신 업종에서는 신생업체인 베리즌과 SBC커뮤니케이션, 벨사우스가 1%~2%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장거리통신업체인 AT&T와 월드컴, 스프린트도 3% 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러클이 2%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리눅스업체인 VA리눅스와 레드햇이 모두 10% 이상 하락했다.
◇ 금융주, 어메리칸 익스프스 수익 경고로 하락
금융주는 어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수익 악화 경고로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어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정크본드투자에서의 손실로 인해 1분기중 주당순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지수별로 보면 아멕스 증권지수가 3.4% 하락한 반면 필라델피아 은행지수는 0.2% 상승했다. S&P 은행지수는 0.1% 하락 마감했다.
어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고수익 투자에서의 손실이 수익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로 하락했다. 아멕스의 투자고문 그룹은 정크본드 포트폴리오에서 1분기 주당순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8%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어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5% 떨어진 41.30달러를 기록하며 마감됐다.
종목별로 보면 은행주의 경우 씨티그룹이 0.7% 상승한 44.98달러를 기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0.7% 하락해 54.75달러로 마감됐다. 웰스파고는 0.22% 올라 49.47달러를 기록했다.
증권주에서는 JP모건이 0.3% 밀려나 44.9달러를 기록했고, 골드만삭스는 0.9% 떨어진 85.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메릴린치는 0.33% 오른 55.40달러를, 모건스탠리딘위터는 1.15% 하락한 53.50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 리먼브러더스는 0.32%, 베어스턴스는 0.02% 떨어졌다. 찰스슈왑은 0.42% 하락 마감했다.
◇ 생명공학주, 투자등급 하향으로 큰 폭 하락
생명공학주는 몇몇 애널리스트들의 주요 생명공학 기업들에 대한 경고가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7% 하락했고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도 6.6% 떨어졌다.
생명공학주는 올해 초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의 애널리스트인 라첼 리헨니는 이러한 하락추세가 몇몇 기업 주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리헨니는 바이오젠, 진테크, 메디뮨 등 3개 생명공학 기업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그녀는 "생명공학 기업이 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수익 악화를 경고했다. 또 "생명공학 기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건실하지만 단기적인 수익 전망은 최근의 실적부진에 비춰 지나치게 높다"고 덧붙였다.
리먼 브러더스로 부터 투자등급 하향 조정을 받은 메디뮨과 암젠은 각각 9.5%, 5.2% 각각 하락했다. 바이오젠도 2.8% 떨어졌다. 휴먼게놈은 10.4% 폭락했고 밀레니엄 제약은 13% 가까이 밀려났다.
제약업종의 경우 화이저가 4.8% 떨어졌고 머크가 2.1% 하락 마감했다. 파머시아와 브리스톨-마이어도 2%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 자동차 강세...철강·화학·항공·소매 약세
자동차만이 강세를 보였을 뿐 철강, 화학, 항공, 소매 등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자동차관련주는 대부분 올랐다. GM이 0.35%, 포드가 1.74% 상승했고 다임러크라이슬러는 0.02% 하락했다.
철강은 떨어졌다. 누코가 0.17%, USX-US스틸이 1.43% 내렸다. 월싱톤은 0.54% 올랐으나 베들레헴스틸이 8.68% 급락했다.
화학 역시 약세를 보였다. 엑손모빌이 1.73%, BP아모코가 2.46%, 로얄더치페트로륨이 1.15% 각각 하락했다. 반면 화학제품생산업체는 강세다. 듀퐁이 0.64%, 다우케미컬은 1.55% 상승했다. 한편 듀퐁은 총고용의 4%에 해당하는 4000명의 직원을 감원, 계약직은 1300명 가까이 줄이고 몇몇 공정라인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항공도 떨어졌다.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이 0.39%, FDX가 1.82%, AMR이 2.96%, 델타에어라인이 1.19% 하락했다. US에어웨이그룹과 노스웨스트에어라인도 각각 1.89%, 1.68% 내렸다. 항공우주관련업체의 경우는 보잉이 1.24% 하락한 반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가 0.14%, 록히드마틴이 0.84% 상승하는 등 혼조세다.
소매주의 경우 S&P소매지수가 9.39포인트 떨어진 849.04로 장을 마감, 하락세를 보였다. 할인점은 월마트가 0.28% 상승했으나 코스트코가 7.80%, 시어즈러벅이 1.19% 하락했다. K마트는 0.85% 올랐다. 그밖에 홈디포 1.28%, JC페니가 0.2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