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도 금리 쇼핑한다...'예·적금 중개서비스' 21일 첫 가동

by유은실 기자
2023.06.21 07:00:19

예금 금리비교·갈아타기 ''맞춤형''으로
네파·토스·뱅샐도 3분기 내 출시 계획
신한은행 제휴처 확보 초기 흥행 ''실패''
업계 "5곳 미만 예상"···은행권 "검토 중"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스마트 앱으로 여러 금융사의 금리를 비교해 나에게 맞는 예·적금 상품을 쇼핑하는 ‘예·적금 중개 플랫폼’이 21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1번 타자로 나선 신한은행을 필두로 네이버파이낸셜·토스·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사들도 올 3분기 예적금중개서비스 시장에 줄줄이 등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꼽은 주요 승부처는 ‘제휴사’다.

20일 금융업계 및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1일 오전 9시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앱)인 쏠(SOL)에 예적금 중개서비스를 출시한다.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버스’에 예적금 관련 비교·추천서비스 및 갈아타기 등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와 갈아타기 실행 서비스가 각각 나눠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는 예·적금 상품의 금리와 특징을 한 곳에서 비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좋은 상품으로 갈아타기도 가능한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가 예적금 상품 가입시 최고 금리만 보여줬다면, 예적금 중개서비스는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나의 상황’에서 받을 수 있는 실질 금리 수준이나, 갈아타기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대출상품보다 예적금 상품의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만큼, 앱 접속부터 계약 완료까지 5분 내외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9개 업체(신한은행·뱅크샐러드·NHN페이코·줌인터넷·깃플·핀크·비바리퍼블리카(토스)·네이버파이낸셜·씨비파이낸셜)의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예적금 중개’의 길을 열어줬다. 네이버파이낸셜·토스·뱅크샐러드·페이코·핀크 등은 올 3분기 중으로 해당 상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서비스 고도화 준비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이 단순 추산한 예적금 중개 시장은 연간 50조~60조원에 이른다. 수시입출금 예금상품을 뺀 총 예금 잔액만 연간 1000조원인데, 이중 5%만 움직이더라도 50조~60조원이 중개 서비스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적금 만기가 통상 1년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성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국내 전업 카드사 8곳도 온라인 예금상품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를 추가로 신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은행권 및 핀테크 업계에서는 서비스의 질이 당국의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특성상 ‘다수의 제휴처 확보’가 서비스 질을 좌지우지하는데, 플랫폼과 제휴사인 은행 모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예적금 중개 서비스에도 시중은행 4곳(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이 모두 당장 입점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주요 지방은행들과 저축은행들도 “고려는 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의 예적금 중개서비스에 들어온 금융사가 5개 미만으로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고 알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담당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에 비해 정체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도 “은행들 입장에선 타행 플랫폼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일이라,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종합적으로 보면 서비스 출시 동력이 떨어진 상태로 보이는데 제휴처 확보 상황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