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캠핑 후 뻐근한 허리… 척추 건강에 '적신호'
by이순용 기자
2023.04.19 07:33:39
[이근호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지난 달부터 박 씨(38세)는 캠핑장에 텐트를 설치해두고 주말 마다 캠핑을 즐기는 중이다. 매번 무거운 캠핑 장비를 옮기고 텐트를 치는 수고로움이 줄면서 캠핑의 매력에 푹 빠졌다. 캠핑을 다녀오면 뻐근한 허리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본격 캠핑 시즌을 맞아 유명 캠핑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캠핑 인구가 7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산이나 캠핑 등이 MZ세대의 힙한 취미활동으로 떠오르면서 캠핑 용품-먹거리는 물론 아웃도어룩을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고프코어룩도 인기다.
캠핑을 계획하고 있는 캠핑족이라면 잠자리에 더욱 신경 써야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캠핑 시즌 내원하는 허리디스크 환자 중에는 주말마다 캠핑을 즐기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자연 속에서 낭만을 즐기기 위해서는 잠자리의 불편함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만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잠자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캠핑카나 텐트 등을 이용할 때면 천장이 낮고 좁은 공간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허리를 숙이거나 웅크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또 텐트 바닥에 침낭만을 의지해 잠을 잔다면 허리와 바닥 사이 공간이 생겨 척추의 S자 곡선이 제대로 유지될 수 없어 자는 동안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돌출하거나 터져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나 골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처음엔 약한 통증이 생기고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추간판이 탈출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앉거나 걸을 때도 통증이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진행하면 약물치료 및 도수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보존적 치료에서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치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같은 환절기 캠핑장의 일교차도 척추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낮에는 따뜻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는 허리 근육을 긴장시키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만든다. 이에 따라 척추 주변 근육이 기능을 못하고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면서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야외 취침 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텐트 바닥에 매트리스나 두꺼운 담요를 깔아 바닥을 푹신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체온 유지를 위해서도 담요는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담요는 바닥을 푹신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보온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