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원유 감산에 "미스터 푸틴, 에너지 무기화" 비판

by최영지 기자
2023.02.11 10:00:05

감산발표에 국제유가 상승…"러시아 대응, 놀랍지도 않아"
''OPEC 증산 요청'' 질문에 "OPEC 등 파트너와 대화할 것"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맞서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 것에 대해 “에너지 무기화”라고 비판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가격 상한제에 이렇게 대응하는 게 그렇게 놀랍지 않다”며 “미스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에너지 같은 자원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은 지난해 12월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시행 중이다. 러시아산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도 이달 5일부터 도입했다.

이에 러시아는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배럴씩 줄이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자국 뉴스통신사에 “3월부터 하루 50만배럴씩 원유 생산을 줄인다”며 “가격 상한제를 따르는 모든 이에게 원유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가 감산 발표를 하자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1%(1.66달러) 오른 79.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2%(1.89달러) 급등한 86.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감산 발표에 대해 존 커비 조정관은 “미국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앞으로도 에너지의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더 잘 유지하고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여전히 미스터 푸틴이 원유 판매를 통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폭리를 취하고 그 돈으로 전장에 있는 군대의 자금을 조달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유가가 다시 오르지 않도록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장 발표할 외교 노력은 없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동맹 및 파트너와 대화할 것이며 OPEC도 분명 그 대화 대상에 포함된다”고도 답했다.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차량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