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대화녹음 금지법' 비판 확산…"진실증명금지법 될 것"

by한광범 기자
2022.08.26 06:46:41

국민의힘 의원들 발의…대화 녹음시 최대 징역 10년
"약자 피해사실 입증 어렵고 부조리할 자유만 보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타인과의 통화나 대화를 녹음한 경우 최대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것과 관련해, 사단법인 오픈넷이 “권력자 막말비호법이자 진실증명금지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픈넷은 26일 논평을 통해 “개정안은 실태를 추적, 고발하기 위해 대화 현장에서 몰래 녹음하는 행위 등을 중한 형사처벌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각종 사회 고발과 언론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고 진실 증명을 어렵게 만들어 부조리한 행위와 거짓된 항변이 만연하도록 만드는 기능을 할 것으로 우려한다”며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화란 하나의 사건이며 녹음은 이러한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결과물로 진실 증명의 중요한 수단”이라며 “사건을 기록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진실을 기록하고 알렸다는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오픈넷은 윤 의원이 개정안 발의 이유를 ‘사생활의 자유, 통신의 비밀과 자유, 음성권 보호’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대화는 비밀스러운 행위가 아닌, 공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활동”이라며 “원칙적으로 비밀로 지켜져야 할 영역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대화 상대방에게 대화 내용을 발설하지 말 것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며 “모든 당사자들이 비밀로 하기로 합의했을 때에야 비로소 예외적으로 비밀의 영역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음성권은 국가 형벌권을 발동해 보호해야 할 만큼 실체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의 인격권으로는 보기 어렵다”며 “보호가치가 낮거나 불분명한 개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진실한 사실을 기록하고 증명하기 위한 행위를 형사처벌한다는 것은 위헌적 과잉 규제”라고 비판했다.

오픈넷은 “개정안은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는 고발 활동과 이를 수행하는 언론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면에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악법”며 “개정안이 사회 고발, 언론 활동에 필수적 행위를 불법화함으로써 사회의 고발과 감시 가능을 위축·마비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화 녹음은) 특히 갑질, 언어폭력, 협박, 성희롱 등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사실을 입증하고 대외적으로 폭로해 부당 행위에 대항할 거의 유일한 무기”라며 “사회적 약자의 무기는 빼앗고 강자들이 부조리한 행위를 할 자유를 더욱 보호하는 부정의한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넷은 윤 의원이 과거 녹음파일 공개로 곤혹을 치렀던 전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들은 권력자들이 이러한 말을 내뱉었다는 사실을 알 권리와 이러한 진실한 사건을 바탕으로 정치인의 자질을 판단하고 선택에 반영할 권리가 있다”며 “개정안은 결국 권력자 막말비호법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