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서비스, 배민 '우리가게클릭'…실체는[궁즉답]
by남궁민관 기자
2022.04.26 07:45:00
'우리가게클릭' 출시 앞두고 음식점주들과 진실공방
'음식점 간 경쟁 부추겨', '악의적 클릭 유발' 등 우려
CPC 방식 이미 통용…과금 수준도 '폭리'는 아냐
다만 광고 효과·어뷰징 차단 등 배민 검증할 숙제
Q: 국내 대표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오는 28일부터 새로운 광고 상품인 ‘우리가게클릭’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인 모양새입니다. 일부 음식점주들을 중심으로 ‘가뜩이나 심한 경쟁을 더욱 부추겨 광고비 수익을 올리려한다’, ‘경쟁 음식점 간 악의적 클릭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등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우리가게클릭, 실제로 음식점주들을 괴롭히는 부당한 광고상품일까요?
| ▲배민이 오픈리스트 가입 음식점들을 상대로 새롭게 선보일 우리가게클릭 예시. (사진=배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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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A: 배민은 현재 한 번에 하나의 주문건만 배달하는 단건배달 ‘배민1’ 서비스와 함께 한 번에 여러 주문건을 배달하는 묶음배달 ‘배달’ 서비스, 그리고 포장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이 배민앱을 통해 배달 영업을 하고자 하는 음식점주는 이 세 가지의 서비스를 따로, 또 같이 가입할 수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각 서비스 형태와 요금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단건배달인 ‘배민1’ 서비스를 이용시 주문건당 중개수수료 6.8%에 배달팁(음식점주와 소비자 분담) 6000원을 부담하면 되며 묶음배달인 ‘배달’ 서비스 이용시엔 △월 8만8000원의 정액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울트라콜이나 △주문건당 중개수수료 6.8%를 부담하는 오픈리스트 등 둘 중 하나를 가입하면 됩니다.
묶음배달의 경우 배달팁은 음식점주가 배달대행업체들과 협의해 알아서 결정하는 구조이구요. 이외 포장 서비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음식점주는 배민1 서비스나 또는 배달 서비스(울트라콜 또는 오픈리스트 중 택1), 포장 서비스를 원하는 대로 모두 가입하거나 한 개 또는 두 개만 이용해도 되는 구조입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가게클릭은 묶음배달인 배달 서비스, 그 중에서도 오픈리스트를 가입해 이용 중인 음식점을 대상으로 합니다. 현재 배민앱을 켜 ‘배달’ 서비스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재차 다양한 음식별 카테고리가 등장하는데요. 여기서 음식의 종류를 결정하면 최상단 지면에 오픈리스트에 가입한 세 개의 음식점이, 그 아래로 울트라콜 가입 음식점들이 이어 노출되는 형태입니다. 오는 28일부터 출시되는 우리가게클릭에 가입한 음식점은 현재 노출되는 음식별 카테고리 최상단 지면 외 다른 화면(메인·검색·카레고리홈 및 검색결과 등)에도 추가로 노출이 이뤄지게 됩니다.
우리가게클릭은 이른바 CPC(클릭당 과금) 방식으로, 소비자가 노출된 음식점을 클릭할 때마다 음식점주가 200~600원을 부담하게 됩니다. 다만 과도한 광고비 지출을 막기 위해 음식점주는 월 5만~300만원으로 예산을 설정해 정해진 예산이 모두 소진하면 해당 월에는 더 이상 우리가게클릭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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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음식점주들은 이같은 우리가게클릭 출시로, 안그래도 ‘하루 벌어 하루를 버티는’ 음식점주들이 과잉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음식점들과 경쟁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오픈리스트에 더해 우리가게클릭에 가입해야 하는 음식점주들의 부담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다만 음식점주의 선택에 따라 배달앱 내 노출을 늘리기로 했다면 그에 따라 어느 정도의 광고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다수 음식점주들이 가입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실제 배달 주문과 관계없이 클릭만해도 돈을 내야되냐’라며 배민의 횡포 또는 갑질이라는 다소 거친 항의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는 CPC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부족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CPC 방식은 기존 TV나 신문, 옥외광고 등 오프라인 광고에서 주로 활용하는 CPT(시간당 과금) 방식이 단가가 비싸다는 점에서 고안된 방식입니다. 주로 인터넷 상에서 자본력이 약한 기업들이 이같은 CPC 방식을 이용해 광고를 펼치는데 실제로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11번가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노출된 상품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이 클릭하기 때문에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 각광을 받는 방식입니다. 특히 배달앱의 경우 음식을 배달하려는 목적성이 뚜렷한 소비자들이 앱에 들어와 노출된 광고를 클릭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구매 전환율도 높다는 설명입니다.
클릭당 과금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CPC 방식의 광고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다른 국내 주요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업계에 알려진 수준을 살펴보면 네이버는 클릭당 70~10만원, 카카오는 10~100만원, G마켓은 90~10만원, 쿠팡 역시 100~1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일부 음식점주들은 부당하게 경쟁 음식점의 노출 광고를 지속 클릭해 도태시키는 부당한 행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습니다. ‘동네 옆 중국집의 우리가게클릭을 지속 클릭해 의도적으로 광고비용 부담을 늘려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인데요. 예컨대 클릭당 500원 정도 광고비용을 설정했다면 하루 10번씩 한 달 30일을 클릭하면 이 경쟁 업체는 15만원을 억울하게 부담하게 될 것이란 우려입니다.
이에 배민은 의도적으로 클릭 수를 늘리는 행위를 뜻하는 ‘어뷰징’ 차단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ID 또는 IP로 동일한 음식점의 노출 광고를 일정 시간 반복해 클릭하더라도 1회 클릭으로만 과금을 한다는 계획으로, 어뷰징으로 의심되는 클릭 또한 내부 로직을 통해 필터링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음식점주들의 비판과 불신은 어쨌든 배민이 감당하고 해소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실제로 배민의 설명처럼 CPC 방식의 우리가게클릭이 그 광고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검증된 데이터는 아직 없습니다.
또 어뷰징을 차단한다고 하지만 행여 소수라도 만약 음식점주들이 부당하게 광고비를 부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배민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입니다.